韓, 김 여사 관련 국민 요구 해소 입장
尹 대통령, 불수용하며 양측 갈등 점화
野, 틈새공략 김 여사 특검법 재발의
李, 당대표 회담 제안… 특검 물꼬 트나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2024.10.21 [대통령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충청투데이 김대환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이른바 ‘빈손 면담’ 이후 양측 갈등 구도가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틈새’를 파고들며 특검법 통과 등을 압박하고 있다.

당정 갈등은 물론 당내 친윤계와 친한계간 신경전도 격화되면서 여당은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고 11월 이재명 대표 ‘사법리스크’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의 압박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23일 열린 확대당직자 회의에서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국민들의 요구를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표면적으로는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및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가 나오기 전 김 여사 관련 의혹을 털고 가야 한다는 원칙적인 얘기지만 최근 일련의 상황에 비춰보면 여러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기도 하다.

최근 면담에서 한 대표가 요구한 내용에 대해 윤 대통령이 사실상 모두 불수용 입장을 밝힌 상황인데다 추경호 원내대표의 대통령실 만찬 참석과 이튿날 친한계 의원들의 만찬까지 양측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친한계 만찬에서 한 대표가 "용산은 지금 말의 각색을 할 때가 아니다"라고 한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실 관계자가 "대통령실을 향해 침을 뱉는 것"이라고 직격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험악해졌다.

또 일부 친한계 인사들이 ‘특검법 통과 우려’에 대한 발언을 하면서 대통령실을 자극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대표가 대통령 가족 등의 비위 행위를 감찰하기 위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히면서 양측 갈등이 폭발 직전까지 가고 있다는 해석에 무게가 실린다.

반면 민주당은 윤-한 갈등이 격화되는 상황에서 ‘틈새’를 파고드는데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21대 국회와 22대 국회에서 두 차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 행사에 막혔던 김 여사 관련 특검법을 최근 다시 발의한 상태다. ‘명태균 게이트’로 촉발된 공천 개입 의혹을 지렛대 삼아 세번째 특검법을 발의한 민주당은 윤-한 갈등을 기회로 특검법 통과를 노리고 있다.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이 격화될수록 특검법 통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민주당 김민석 최고위원은 이날 한 방송에 출연해 "배알이 있으면 꿈틀은 해야 하지 않나"라며 친한계 의원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제안한 여야 대표 회담에 한 대표가 긍정적으로 답한 만큼 회담 성사시 김 여사 특검법 문제를 테이블에 올리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한 대표가 전당대회 당시 ‘제3자 추천 채상병 특검법’을 대안으로 제시했던 만큼 김 여사 관련 특검법도 대안을 내놓기를 압박하고 있다.

다만 한 대표와 친한계 모두 이재명 대표의 ‘11월 사법리스크’를 공세의 중심에 두고 있는만큼 김 여사 특검법 통과 가능성이 낮을 것이란 예측이 많다.

서울=김대환 기자 top736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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