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 편리·기존 경찰 시설인프라 집적
정주여건에서도 타 지자체보다 압도적
전북에 건립 땐 교육생 경제적 부담↑

충청권 재향경우회(전직 경찰단체) 일동이 제2중앙경찰학교 충남 유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사진=권혁조 기자.
충청권 재향경우회(전직 경찰단체) 일동이 제2중앙경찰학교 충남 유치를 강력히 촉구했다. 사진=권혁조 기자.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제2중앙경찰학교(이하 경찰학교) 최종 후보지 선정을 앞두고 경찰 ‘교육생’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경찰학교는 신임 경찰을 교육하기 위한 곳으로 기관 건립 목적과 취지에 따라 후보지를 선정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특히 영호남권에서 주장하고 있는 동서화합, 지역 균형발전은 경찰청의 평가 항목도 아니라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결과가 발표될 경우 후폭풍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17일 충남도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지난 7월 제2중앙경찰학교 부지 공모를 발표했다. 충북 충주에 있는 중앙경찰학교만으로는 신임 경찰 교육에 한계가 있어 연간 5000명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제2중앙경찰학교 건립 계획을 밝힌 것이다.

이후 지난 9월 충남 아산시와 예산군, 전북 남원시를 1차 후보지로 선정했다.

당초 경찰학교의 건립 목적이 신임 경찰 교육기관의 확충이었던 것이다.

또 교육생과 관계자들의 편익 등을 고려해 대중교통 편의성, 교육기관 연계성 등이 평가 항목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로 인해 전국적인 교통 편리성과 기존의 경찰 관련 시설 인프라가 집적돼 있고, 정주 여건 등에서 타 지자체를 압도하고 있는 충남이 1차 후보지 3곳 중 2곳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특히 경찰 인력의 채용 특수성을 감안했을 때 교육생의 입장에서 충남과 전북의 입지 비교는 ‘하늘과 땅 차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리나라의 치안 수요상 경찰 채용 인원의 절반 정도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상황에서 전북에 경찰학교를 건립할 경우 교육생들의 시간·경제적 부담이 가중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실제 올해 경찰공무원 (순경) 1차 채용 인원 2334명 중 서울 651명, 인천 131명, 경기 314명 등 수도권에서만 1096명(46.9%)을 뽑았다. 2차, 2072명 중에서도 수도권이 981명(47.3%)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학교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 교육생의 절반 정도는 수도권에서 이동을 해야 하는 것이다. 또 서울역에서 아산 초사동 후보지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이동시간은 약 2시간 42분, 서울~천안·아산역 KTX 요금은 1만 4100원이다. 예산 후보지까지는 약 3시간 15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달 서해선 복선전철이 개통되면 시간·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반면 남원시 운봉읍까지는 약 4시간 55분, 용산~남원역까지 KTX 요금은 3만 9200원에 달한다. 교육생들의 연간 왕복 이동 시간·요금을 계산했을 때 2배 이상의 비용 증가와 이로 인한 사회적·경제적 손실은 수 십억원 이상으로 추산할 수 있는 것이다. 도 관계자는 "아산과 예산 모두 남원에 비해 뒤질 게 없는 지역"이라며 "정치적 문제로 변질되지만 않으면 제2중앙경찰학교 건립은 객관적으로 충남이 최적지"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청은 내달 이후 제2중앙경찰학교 최종 후보지를 발표할 계획이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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