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고용센터 근무 가이드러너 임성식씨
5년 전 특별한 인연으로 봉사활동에 입문
“함께 마라톤대회 뛰며 많은 에너지 얻어”

▲가이드러너 임성식(왼쪽)과 강태영 씨
▲가이드러너 임성식(왼쪽)과 강태영 씨

[충청투데이 김흥준 기자] 지난 12일, 충남 태안군 꽃지해수욕장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전국어울림마라톤 대회에서 한 가이드러너의 따뜻한 봉사정신이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고용노동부 논산고용센터에서 근무하는 임성식(55) 씨다.

임성식 씨는 시각장애인과 함께 달리는 가이드러너로, 이날 시각장애인 강태영 씨(55, 서울 거주)의 손을 잡고 10㎞ 코스에 도전했다. 가이드러너는 시각장애인이 안전하게 마라톤을 완주할 수 있도록 길을 안내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두 사람은 손목에 연결된 트러스트 링을 통해 신뢰를 쌓으며 함께 달렸고, 강 씨는 55분 45초의 기록으로 시각장애인 부문 4위에 입상했다.

임성식 씨가 시각장애인과의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특별했다. 5년 전, 그는 인터넷 카페 ‘VMK(시각장애인 마라톤회)’에서 회원으로 활동하며 서울 남산공원에서 매주 토요일 정기훈련에 참여하게 됐다. 그때부터 그는 시각장애인들의 눈이 되어 달리는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대회 역시 그가 꾸준히 함께해 온 시간의 연장선이었다.

임성식 씨는 마라톤을 통해 얻은 깨달음과 경험을 이렇게 말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 그들에게 빛을 전해주고 싶어 이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함께 달리며 나누는 친교와 신뢰 속에서 오히려 제가 더 많은 에너지를 얻고 있습니다. 그들의 열정은 저에게 큰 감동을 주었고, 마라톤의 의미를 새롭게 깨닫게 해줍니다.”

임 씨의 헌신적인 모습은 헬렌 켈러의 명언을 떠오르게 한다. “내일이면 더는 보지 못할 사람처럼 오늘을 살라”는 그의 말처럼, 임 씨는 늘 현재의 순간을 소중히 여기며 시각장애인과의 동행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비장애인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이 시각장애인들에게는 작은 일조차 어려움에 부딪히는 현실을 알기에, ‘빛나눔’이라는 활동을 통해 그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밝은 세상을 선물하고자 한다.

“비장애인들도 힘들어하는 중장거리 마라톤을 시각장애인들이 완주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제가 그들을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끈기와 열정에 오히려 제가 더 큰 감동과 영감을 받습니다,”라며 임성식 씨는 가이드러너로서의 소감을 전했다. “하루하루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싶습니다.”

이처럼 임성식 씨는 매주 정기훈련과 마라톤을 통해 시각장애인들과 함께하며 빛나눔의 아름다운 가치를 실천하고 있다. 앞으로도 그가 이어갈 따뜻한 발걸음이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해주길 기대해본다.

김흥준 기자 khj500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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