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익환 공주담당 부장

공주담당 부장 김익환
공주담당 부장 김익환

[충청투데이 김익환 기자] 올 추석은 ‘하석’이라고 불리울 만큼 역대급 폭염으로 기록된 명절이었다. 폭염으로 인해 밥상물가까지 천정부지로 치솟아 안그래도 힘든 서민들을 더욱 더 힘들게 했다.

이러한 서민들의 힘든 일상을 지역 정치인들이 정확히 알고 진심으로 공감하는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추석을 2주정도 앞두고부터 공주시가지 곳곳에 추석명절 불법 현수막이 걸리기 시작했다.

사람이나 차량이 몰리는 교차로나 주요 대로변에는 어김없이 시의원들과 지역 국회의원, 지역에서 목소리 꽤나 크다는 단체장의 불법 현수막이 나부끼고 있었다. 해마다 이어지는 관행이지만 올 추석은 유난히 심기가 거슬렸다.

‘풍성한 한가위 보내세요’, ‘건강하고 풍요로운 추석연휴 보내세요’ 등 모두 한 업체에서 맞춘 것 마냥 ‘풍성한’, ‘풍요로운’이라는 문구와 함께 정치인의 얼굴도 빼놓지 않고 새겼다.

정치인들의 명절 현수막 게시가 오랜 관행이니 불법인지 합법인지 굳이 신경쓰지 말자고 스스로를 다독여 봐도 추석이 한참 지난 2주후까지도 내걸린 현수막을 보고 있자니 울화가 치밀었다.

불법 현수막이 도시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가려 안전사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는 두 번 말하면 입이 아플 지경이다.

특히, 자영업자 등 일반인들이 내건 현수막은 불법이라는 이유로 바로바로 철거하면서 누구보다 법을 지켜야 할 정치인들의 불법 현수막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행정처분이 없어 특혜논란도 나오고 있다.

공주시도 불법임을 알면서도 반복되는 정치인들의 불법 명절 현수막에 대해 계고만 할 뿐 과태료를 부과한 적이 없다. 힘없는 서민들은 현수막 거는 것까지 차별을 당하는 현실에 씁쓸하다.

정치인들이 말로만 ‘풍요로운 추석’를 외친다고 그걸 보고 위로를 받고 희망을 갖는 시민들은 없을 것이다. 시민들은 현수막 맞추고 걸 시간에 즐거워야 할 명절까지도 근심하고 있는 시민들을 찾아가 손을 잡고 눈을 맞추며 그들의 목소리에 귀 귀울여줄 정치인을 원할 뿐이다.

매년마다 반복되는 불법 명절 현수막이 시민피로도를 높이고 명절 공해로 지탄받고 있는 지금, 지역 정치인들과 공주시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익환 기자 maedolee@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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