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관영 대전 동구의회 의장

오관영 대전 동구의회 의장

새로운 시작은 언제나 기쁨과 설렘이 가득하다. 새학기를 맞아 교실에 첫발을 내디 때, 이사한 집의 새로운 공간을 꾸밀 때, 해본 적 없는 취미나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면 늘 들뜬 마음과 기대감으로 충만해지곤 한다.

하지만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아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 지방의회는 어느 때보다 바삐 돌아간다. 전반기에 펼쳐왔던 사업들을 잘 마무리하는 동시에 후반기의 새로운 토대를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제9대 대전 동구의회가 후반기의 문을 열었다. 이에 개원의 기쁨과 설렘은 잠시 접어두고 앞으로의 의정활동 방향을 다짐해 본다.

첫째, 경쟁보다는 상생하는 의회. 현재 동구는 어느 때보다도 역동적인 시기를 보내고 있다. 도심융합특구 추진과 대전역 복합 2구역 개발을 필두로 한 각종 도시재생 사업, 글로벌 아카데미, 어린이·청소년 영어도서관, 1동 1도서관 북카페, 천동중학교, 세대통합어울림센터, 대청호반 관광 인프라 구축까지. 동구 르네상스를 위해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있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협치다. 홀로 선 나무는 숲을 이룰 수 없다는 말이 있듯이, 이제 사사로운 정쟁은 내려놓고 의회와 집행부가 서로 나란히 서서 손을 맞잡을 시간이다. 대전의 관문이자 중심인 동구의 재도약을 위해 경쟁보다는 상생에 집중하는 의회가 되겠다.

둘째, 자치단체와 균형을 이루는 의회. 지방자치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자치단체와 의회 간 힘의 균형이다. 물론 지난 2022년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으로 인사권이 독립되고 의회의 권한과 책임이 강화됐지만, 아직 가야 할 길은 멀다. 특히 지방의회의 독립된 법률 없이 지방자치법의 한 부분으로 규율되고 있는 현 상황은 진정한 자치분권을 위해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다.

이에 동구의회는 지방의회가 온전한 법적, 제도적 기반 위에 바로 설 수 있도록 예산편성권, 조직구성권, 자체 감사기구 설치 등을 명문화하는 ‘지방의회법’ 제정을 위해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 의회와 자치단체의 힘의 균형을 맞추고, 진정한 지방시대로 나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셋째, 기본에 충실한 의회. 고물가, 고금리, 글로벌 경기침체, 그리고 지방소멸 위기로 인한 탄식과 시름이 잦아들 줄 모르는 요즘, 민생을 살펴야 하는 지방의회 의원으로써 어깨가 무겁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현안이 많을수록 결국 의회 본연의 역할에 집중해야 한다. 부지런히 구민들 삶의 현장에 들어가 민생을 살피고, 구민의 뜻을 반영한 정책과 예산으로 행정의 빈틈을 채워야 한다.

후반기 동구의회는 민생경제의 안정을 도모하고 지방소멸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기본에 충실한 의정활동을 펼칠 것을 약속드린다.

구민 여러분께서도 지역에 어려운 점이 있을 땐 언제든지 의회의 문을 두드려 주시길 바란다.

언제나 낮은 자세와 겸허한 마음가짐을 잃지 않고 구민들과 더욱 가깝게 소통하는 의회가 될 것을 다짐하며 긴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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