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최민호 세종시장이 "세종시에 한글문화단지를 조성해 세계에 한국 문화를 알리겠다"고 말했다. 최 시장은 24일 미국 출장 결과를 소개하는 자리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관심이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높았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다는 것을 느꼈다"며 한글문화단지 조성에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최 시장은 한글문화단지 조성의 필요성을 확인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22일까지 미국 캘리포니아주와 미네소타주 등을 방문했다. 한글문화단지 조성은 최 시장의 공약이다.
세종시가 한글문화단지 조성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도시의 정체성과 어울리기 때문이다. 먼저 세종시는 한글을 창제한 세종대왕의 묘호(廟號)를 따서 만든 도시다. 이곳에 정부세종청사와 국회세종의사당이 들어설 예정이다. 문체부와 교육부 등 한글 관련 부처가 있어 한글문화단지 조성의 당위성을 높여준다. 한글문화단지는 한글과 한국문화를 세계 속으로 확산시키는 전초기지다. 이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적지로 세종시 만한 곳이 없다. 세종시 용역결과 문화공원 부지(중앙공원)가 한글문화단지 조성 후보지 1순위로 나왔다.
최 시장은 미국 미네소타주 베미지 콘코디아 한국어마을을 방문한 뒤 한글문화단지 조성에 자신감이 생긴 듯하다. 이곳에서 운영하는 한국어 프로그램에 지난해까지 7∼18세 어린이와 청소년 3000여명이 참가했을 정도다. 최근 한류 영향으로 한국어마을 참가 경쟁률이 더욱 높아졌다는 전언이다. 최 시장은 한국 정부의 지원 없이 자생적으로 한국어를 가르치고 배우는 현장을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관건은 예산확보다. 한글문화단지 조성에 약 3000억원이 소요될 것으로 추정된다. 세종시 자체예산으로는 불가능에 가깝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따지고 보면 한글 확산을 위한 한글문화단지 조성은 지역 의제도 아니고, 지자체가 독자적으로 하기엔 부담이 따른다. 국가가 주도적으로 추진하고, 지자체는 행정 지원을 하는 성격이어야 한다. 정부와의 긴밀한 협조가 그래서 긴요하다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