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없는 청사’ 선언했지만 일회용품 규제 계도 기간 연장돼
커피숍 “손님 대부분 일회용컵·머그컵 선호… 매장 도입 생각없어”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충남도가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기 위해 도입한 다회용컵 무인회수기가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다회용컵 이용과 관련한 정부의 사업부서 변경과 도의 관리업체 선정 등 행정적 절차,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규제 계도기간 연장 등의 이유로 다회용컵 사용을 일상화하려던 도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도는 지난해 6월 전국에서 처음으로 청사 내 일회용품 반입·사용을 제한하는 ‘일회용품 없는 청사’를 선언했다.
일회용기에 담긴 음료를 들고 청사에 들어오지 않고, 청사 내 커피전문점은 다회용컵 전용 매장으로 전환하는 등 일상생활에서 탄소중립, 탈플라스틱, 환경보호에 앞장서겠다는 것이었다.
여기에 도청 인근 커피숍 10여 곳에도 다회용컵 무인회수기를 설치해 다회용컵 사용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이었다.
다회용컵 사용 사업은 도내 자활센터(수거·세척·재공급)와 연계해 저소득층의 일자리 제공까지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1년 여가 지나면서 일부 관공서 외에는 다회용컵 무인회수기를 이용하는 곳을 찾아보기 어려워졌고, 심지어 청사 내에서도 다회용컵 무인회수기가 방치된 곳이 있는 실정이다.
도 관계자는 "다회용컵 이용과 관련한 사업은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공모사업이 종료된 후 올해 환경부의 보조사업으로 변경됐고, 다회용컵을 관리하는 업체를 다시 선정하는 과정이 최근까지 이어지면서 몇몇 곳에서는 다회용컵 무인회수기를 사용하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인근의 커피숍 역시 지난해 11월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 계도기간이 연장되면서 월 32만원 가량의 무인회수기 관리 비용를 지원한다고 해도 굳이 사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는 의견이다.
내포의 한 커피숍 대표 A 씨는 "손님들 대부분은 편리성과 위생을 이유로 일회용컵을 선호하고, 다회용컵은 머그잔을 찾는 경우가 많다"며 "다회용컵 무인회수기의 여러 장점이 있는 것은 알고 있지만 매장에 도입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