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순열 세종시의회 의장
여러 행사 참여 정치인으로서 큰 경험
의원 1인당 조례안 발의건수 1위 성과
직원대상 ‘문화가 있는 날’ 시행 큰호응
하반기 지역구 공약 실현에 주안점
국회 세종의사당 착공 계속 힘모아야
마이스 산업 관련 컨벤션센터 설립 必
집행부, 의회 동등한 기관으로 여겨야
[충청투데이 강대묵 기자] ‘소통·화합 정치’로 제4대 세종시의회 전반기를 이끈 이순열 의장. 오는 6월 30일 임기 종료를 앞두고 지난날을 돌이키며 "민생을 위해 달려온, 뜻 깊었던 시간"이라고 회고했다. 이 의장에게 주어졌던 1년 15일의 시간은 짧았던 만큼, 불철주야 빠른 시계추를 돌렸다. ‘의원 1인당 조례안 발의 건수 전국 최고’, ‘사무처 동력을 불어넣은 문화가 있는 날’,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평가 상승’ 등의 성과를 기록한 시간이었다. 특히 이 의장은 민생을 대변하고,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며 ‘살기 좋은 세종시’, ‘행정수도 세종 완성’을 위해 고군분투했다. 이 의장은 "앞으로는 의장으로서 느꼈던 경험을 가지고 시민들의 곁에서 보다 더 세심하게 민생을 위해 일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담= 김일순 세종본부장
-제4대 세종시의회 전반기 의장직을 맡은 소회는.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다. 할 수 있는 일도 많았고, 할 수 없는 일도 많았던 기간이라고 생각한다. 평소 관심이 많던 세종시 생태 교통망 구축과 관련해 대내외적인 자리에서 의장이라는 직책을 가지고 수행할 수 있었던 일은 매우 보람된 과정이었다. 아울러 의장이 아니었으면 가지 못했을 크고 작은 행사에서 많은 상황을 보고 겪으며 정치인으로서, 지방 의원으로서 정치에 임해야 할 자세에 대해 고민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지방의회 의정활동의 꽃이라 생각하는 상임위원회 활동에는 관심을 둘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쉽다."
-상반기 의정활동에 대한 주요 성과를 말해달라.
"아무래도 가장 꼽고 싶은 성과는 ‘의원 1인당 조례안 발의 건수’ 1위를 차지한 일 아닐까. 입법국정전문지 ‘더리더’가 2022년 7월 1일부터 2023년 4월 17일까지 발의된 조례안 자료를 전수 조사한 결과 세종시의회가 전국 17개 시·도의회 중 의원 1인당 조례안 발의 건수 5.4건으로 전국 17개 광역의회 가운데 가장 높았다. 조례안 발의가 활발했다는 것은 그만큼 시민과의 소통 역시 활발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고 생각한다.
또한 작년 10월부터 직원을 대상으로 ‘문화가 있는 날’을 시행했다. 사무처 직원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마련한 행사다. 가족극, 영화 관람에 이어 올해 2월 6일에는 서울 중구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의 장욱진 회고전을 관람했다. 문화예술 현장을 찾아 감상을 공유하고 화합을 도모할 수 있는 장을 만드니 직원들의 반응이 좋았다. 특히 장욱진 회고전은 지역 출신 작가의 저명함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는 자리라 더욱 의미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청렴도 상승을 말하고 싶다. 세종시의회가 국민권익위원회의 ‘2023년도 지방의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전년 대비 1단계 상승하는 성과를 얻어 3등급을 받았다. 청렴 노력도 1등급과 청렴 체감도 4등급을 합산한 결과다. 우리 의회는 2020년 5등급, 2021년도 4등급을 (22년 미평가) 받아 지속해서 하위권이었는데, 2023년도에 청렴도 향상 대책을 수립하고 다양한 노력을 통해 청렴도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했다. 아울러 청렴 노력도는 1등급으로 전국 지방의회 가운데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청렴도가 개선돼 매우 반갑고, 더 나은 청렴도와 이미지 제고를 위한 의회 차원의 노력 또한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취약점이 드러난 부분은 대책을 마련하고 중점 관리해 시민들로부터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세종시의회 의원들이 하반기 의정활동에서 주안점을 둘 부분이 있다면.
"첫 번째로는 의원들이 각자 지역구 공약을 실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추진 현황을 점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책 공약을 이룩하는 것은 민생을 목적으로 둔 지방 의원으로서 마땅히 수행해야 할 의무이자 책임이다. 공약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지나온 과정과 앞으로의 계획을 점검하는 것에 주력해야 할 때다.
아울러 여전히 같이 해결해 나가고자 노력할 과제는 국회 세종의사당의 착공, 대통령집무실과 세종지방법원 설치의 실현이다. 올해 국회 세종의사당 건립을 위한 국회규칙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착공까지 아직 갈 길은 멀다. 세종지방법원 설치 법안 또한 제22대 국회에서 또다시 수많은 문턱을 넘어야 한다. 우리 의회, 그리고 국회와 정부가 계속해서 힘을 모아야겠다.
마지막으로, 원론적인 이야기지만 세수부족 현상을 위해 집행부와 의회가 함께 노력해야 할 때다. 산적한 현안은 많고 재화는 부족하다. 긴급하지 않은 사업들을 면밀하게 가려내고 꼭 필요한 사업에는 반드시 예산이 반영되도록 촘촘하면서도 다각적인 검토를 해야 할 것이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 및 자족기능 확충을 위해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는.
"지난 5월 세종시문화관광재단이 한국관광공사에서 주관한 지역 마이스(MICE) 산업 활성화 사업에 선정됐다. 이에 1억을 2500만 원의 국비를 확보했다. 이제는 마이스 산업과 관련한 우리 시 소유의 컨벤션 센터를 설립해 청년 일자리를 구축해야 할 때다. 청년은 도시의 구심체다. 도시에서 살아갈, 도시를 이끌어갈 젊은이들이 세종에 뿌리내려 큰 나무로 성장할 수 있을 ‘일자리’라는 옥토가 마련돼야 한다. 나무가 뿌리 내린 토양은 쉽사리 휩쓸리지 않는다. 단단한 경제적 지대를 청년들의 정착을 통해 만들어 나가야 한다. 마이스 산업이 그 돌파구로서 역할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더불어 행정도시특별회계를 이용한 세종시립미술관 건립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세종은 지역 미술인들은 몇몇 사립 갤러리, BRT작은 미술관, 박연문화관을 통해 근근이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문화예술은 땅의 정체성을 담을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콘텐츠다. 문화예술 기반 구축이 마련돼야 세종이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꽃피우고 육성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문화예술의 중요성에 대한 선진적 인식을 키워나가기 위해서라도 미술관 건립을 위한 움직임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 22대 국회의 막이 올랐다. 세종시 발전을 위해 정치권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공공기관 설립과 관련해 기획재정부가 국비와 시비 비율을 5대 5로 들고나왔다. 하지만 현재 세종시 재정자주도 상 현실적으로 5대 5는 힘들다. 만들어진 지 10년을 이제 막 넘은 도시고, 아직 여러 사회적 기반이 만들어지지 않은 땅이다. 장차 기초를 넘어 광역의 역할까지 수행해야 할 땅의 가능성과 가치를 피력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정치권에서 국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집행부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의회를 단순한 하부 기관으로 여기지 말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지방의회 민주주의는 집행부와의 협업을 통해 상호 성장하고 발전하는 것이 이상적이다. 상호 성장과 발전은 서로를 같은 높이에서 바라볼 때 가능하다. 둘 중 하나가 우위에 있다고 여겨지는 순간 ‘상호작용’은 무의미해진다. 동등한 기관으로서, 한 지역의 발전을 위해 정반합(正反合)의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서로의 올곧은 기능을 견인할 수 있는 관계로 거듭나고 싶다. 시민들이 원하는 세종의 모습은 어떤지 경청해 주시고, 그 뜻을 위해 의회와 협치가 가능하도록 상호 존중하자."
강대묵 기자 mugi1000@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