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체육, 불가능을 가능으로] 대전하나시티즌·한화이글스
대전하나, 감독사퇴 후에도 대패… 상위팀과 경기 연달아
이글스, 부진 털고 투수·타자 상승세 타고 있어 감독 공백 주목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올 시즌 야심차게 시작한 대전 프로구단의 사령탑들이 결국 5월을 넘기지 못하고 팀을 떠났다.
대전하나시티즌은 이민성 전 감독이 성적 부진의 책임을 져 지난 21일 사퇴했고 현재 정광석 수석코치의 감독대행 체제에 들어갔다.
한화이글스도 최원호 전 감독이 지난 23일 구단에 사퇴 의사를 밝혀와 26일 자진사퇴가 결정됐다고 27일 발표했다. 그의 공석은 정경배 수석코치가 메운다.
27일 기준 대전하나는 2승 5무 7패로 리그 최하위, 한화는 21승 1무 29패로 전체 10개 구단 중 8위 하위권이다.
시즌이 중반을 향해가는 가운데 감독의 중도 사퇴가 순위 반등이 시급한 대전하나와 한화에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다.
◆ 이민성 떠난 첫 경기서 대패한 대전하나
아쉽게도 대전하나는 이민성 전 감독과 결별 후 치른 첫 경기에서 대패했다.
지난 25일 울산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HD FC와의 원정에서 1대4로 완패했다.
울산이 당시 리그 3위(현재 1위)로 강팀이긴 해도 앞선 시즌 첫 맞대결에선 2대0으로 승리를 거둔 대전하나였다.
하지만 이날 경기에선 수비수 안톤이 전반 추가시간에 퇴장을 당하며 수적 열세에 몰렸고, 결국 올 시즌 한 경기 최다 실점이라는 수모로 이어졌다.
공격도 미드필더 임덕근이 후반에 만회골을 넣긴 했지만 전체 슈팅이 단 2개에 그치고 이마저도 임덕근의 몫뿐이었다.
이날 패배로 대전하나는 지난달 27일 FC서울을 상대로 거둔 3대1 승리 이후 5경기에서 2무 3패를 기록, 올 시즌 가장 긴 무승의 늪이 이어지고 있다.
정 수석코치의 감독대행으로 혼란을 최소화하려 했지만, 아직은 감독의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대전하나다.
◆ 갈 길 바쁜데, 죽음의 6월 온다
지금도 힘겨운 대전하나지만 더욱 혹독한 죽음의 6월이 다가오고 있다.
현재 기준 파이널A(1~6위)에 해당하는 상위팀, 맞대결에서 대전하나를 압도했던 상대적 강팀을 연달아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달 대전하나는 △2일 대구FC(홈) △15일 포항스털스(원정) △19일 광주FC(홈) △25일 김천상무프로축구단(원정) △29일 수원FC(홈) 등 5경기에 나선다.
최하위인 대전하나 입장에선 상대하기 쉬운 팀이 하나 없지만, 이들은 더욱 까다롭다.
먼저 포항과 김천은 각각 리그 2~3위로 명실상부 강팀이고 수원 또한 5위로 상위권에 포진돼 있다.
광주는 리그 8위로 중하위권이긴 하지만 대전하나가 1부로 승격한 지난해부터 맞대결에서 2승 2무로 우위를 보이고 있다.
그나마 대전하나의 바로 위에 위치한 11위 대구가 해볼 만한 상대인데, 지난달 23일 박창현 감독이 부임한 이후 2연승(5월 19일 FC서울전, 26일 강원FC전)을 달리는 등 자신감을 찾고 있다.
죽음의 6월이 지나면 대전하나는 시즌 전체 38경기 중 20경기를 치르게 된다.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도 최하위에 머문다면 강등 위기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 1위부터 꼴찌까지, 결국 최원호 아웃
한화도 결국 정규리그를 51경기 치른 27일 최원호 전 감독과 결별하기로 했다. 지난해 5월 한화와 계약한 3년 중 1년밖에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내려놓게 됐다.
2020년 한화 퓨처스(2군) 감독으로 부임한 최원호 전 감독은 리빌딩에 주력하는 한편 지난해 5월부터는 계약해지된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을 대신해 1군을 이끌기도 했다.
올 시즌 최원호 전 감독은 분명 팬들의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을 연출하기도 했다. 지난 3월까지만 해도 개막 후 7승 1패로 최정상까지 찍은 한화였다.
하지만 이후 내리막길로 몰린 한화는 한때(5월 23일) 최하위까지 고꾸라졌고 현재는 8위로 2계단 올라오긴 했지만 역시 하위권이다.
코리안몬스터 류현진을 8년 170억원에 복귀시키며 일찌감치 기대를 모은 한화였기에 이같은 추락한 팬들의 분노를 확산시키기 충분했다.
팬들은 경기 시작과 함께 전개하는 라인업 응원에서 마지막 순서인 ‘감독 최원호’는 외치지 않거나 아예 ‘최원호 OUT'이 적힌 피켓을 들고 있는 등 그의 사임을 촉구해 왔다.
◆ 최근 5경기 승률 8할, 감독 리스크가 미칠 영향은
다만 최근 한화가 그동안의 부진을 털고 이기는 야구를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최원호 전 감독의 공백이 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한화는 이달 넷째 주에 치른 5경기(지난 21~23일 LG트윈스 3연전, 24~25일 SSG랜더스 2연전)에서 4승 1패로 8할 승률을 기록했다.
지난 3월 마지막 주(25~27일 랜더스 3연전, 29~31일 KT위즈 3연전) 6전 전승 이후 가장 좋은 주중 성적을 거뒀다.
두 차례 연속 위닝시리즈(3연전에서 2승)를 가져가며 한화의 시즌 승률도 21승 1무 29패로 4할2푼까지 올랐고 순위도 단독 8위까지 탈환했다.
투수는 에이스 류현진이 최근 3경기에서 1승 17이닝 20탈삼진 1.59의 평균자책점으로 호투하며 제 역할을 다하고 있고, 2군으로 내려갔던 문동주도 복귀 후 등판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불펜도 1점대 방어율을 자랑하는 마무리투수 주현상과 명품 커브의 이민우, 좌완 파이어볼러 김범수를 주축으로 안정감을 찾고 있다.
타선은 1번타자로 변신한 김태연과 좌·우에서 맹타를 휘두르는 2번 페라자, 노시환·안치홍·채은성의 3~5번 등이 물오른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예상보다 오래 걸리긴 했지만 최원호 체제에서 회복한 투타의 조화. 올라가야 할 길이 바쁜 한화에 감독 이슈가 미칠 향방이 주목된다.
한화는 28~30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9위 롯데자이언츠와 홈 3연전을, 31일~내달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3위 삼성라이온즈와 원정 3연전을 펼친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