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 지난해 11월 요청서 제출
교육부·복지부 여태 피드백 없어
총장 선출·의대정원·글로컬대학
충남대 이슈 많아 여유 없는 상태
[충청투데이 김중곤 기자] 지난해 말 충남대가 공개적으로 추진하던 치과대학 설립이 약 6개월이 지난 현재 각종 이슈에 밀려 표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충남대에 따르면 치대 설립 요청서를 지난해 11월 29일 교육부와 보건복지부에 제출했다.
충남대는 대전·세종에 치대가 없어 지역인재 이탈이 심각하고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치과의사가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입학정원 70명, 편제정원 420명의 치대(6년제)를 대전 중구 보운캠퍼스에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정부에 전달했다. 하지만 양 부처는 치대 설립 요청에 관해 어떠한 피드백도 충남대에 주지 않았다.
충남대 또한 설립 요청서 제출 이후 치대 설립 당위성을 보강한다거나 대외 동향을 파악한다거나 하는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고 있다.
충남대 관계자는 "치대 설립 의사를 정부에 전달한 것이고 이에 대해 답이 오진 않았다"며 "치대 설립과 관련해 현재 실무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답했다.
시민 서명운동도 시작 단계인 지난해 11월 1달 동안에만 1만 2000명을 모아 이를 설립 요청서에 담았지만, 이후 약 6개월간 9000건 남짓밖에 추가되지 않아 현재 2만 1000명대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던 충남대 치대 설립이 6개월 만에 동력을 잃은 것이다.
이는 의대 정원 증원과 신임 총장 선출, 글로컬대학30 등 대학을 둘러싼 각종 이슈 때문이다. 교육부와 복지부는 올초 정부 차원의 전국 의대 정원 2000명(현재는 조정돼 1509명) 증원과 이를 저지하려는 의료계의 반발로 인해 행정이 마비 수준에 다다른 상태다.
의대 이슈는 충남대 역시 마찬가지로 대학 안에서도 당면한 의대와 이제 문제를 제기하는 치대 사이에서 우선순위를 다르게 두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 충남대는 치대 설립에 드라이브를 건 이진숙 전 총장이 지난 2월말 임기를 모두 마치고, 지난달 초 김정겸 총장이 공식 취임했다. 물론 김 총장도 ‘거점 치과대학 설립과 의료 인프라 확충’을 공약으로 내걸긴 했지만 임기 초반인 현 시점에 다른 사안에 더욱 무게중심을 두는 모습이다.
실제 충남대는 의대 정원뿐만 아니라 지난달 예비지정까지 성공한 글로컬대학을 본지정까지 올려놔야 하는 대형 현안이 마주하고 있다. 정부로부터 5년간 1000억원을 지원받는 이 사업을 최종적으로 따내려면 현재 재학생의 반발이 극심한 한밭대와의 통합까지 완수해야 한다. 즉 현 시점에서 충남대에 치대 설립까지 끌고 갈 여유가 없다는 것이 대학가 전반의 시선이다.
충남대 관계자는 "현 총장도 공약한 만큼 언젠가는 할 것"이라면서도 "다만 (의대에 이어) 글로컬대학 본지정에 올인을 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재추진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국에 11개 치대가 있는 가운데 대전과 세종은 제주와 함께 부재한 상황이다. 김중곤 기자 kgon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