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면 청주 유리… 글로벌 동향 촉각”

SK하이닉스[연합뉴스 자료사진]
SK하이닉스[연합뉴스 자료사진]

[충청투데이 김영재 기자] 글로벌 반도체 산업이 회복 단계에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가 회복 속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SK하이닉스의 M17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회복 속도가 전망치를 웃돌 경우 용인반도체클러스터 등 걸림돌에도 예상치 못한 성과를 낼 수 있어서다.

12일 충북도에 따르면 충북도는 SK하이닉스가 경기도 용인반도체클러스터에 우선 투자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글로벌 반도체 산업 회복 속도가 급격하게 빨라질 경우 충북으로 방향을 틀 것으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1분기 전산업생산은 전 분기보다 0.7% 늘었다. 월간 기준으로는 3월 전산업생산이 2.1% 줄었는데 이는 4년여만에 가장 큰 낙차 폭이라고 한다. 반도체를 제외한 제조업 생산이 4.3% 감소한 것으로, 반도체 성장이 전산업 낙폭을 상쇄한 게 -2.1%인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바람이 불면서 AI 반도체가 글로벌 반도체 매출 반등을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SK하이닉스는 청주에 M15X 건설 등 20조원 이상의 추가 투자를 결정한 상태이다.

이런 상황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2일 대한상공회의소 기자간담회에서 한 발언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최 회장은 반도체 업황 개선으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을 내놓은 것과 관련, "작년에 너무 나빴기 때문에 올해 상대적으로 좋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좋아진 현상도 그리 오래 안 간다고 생각한다"고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최고 경영자가 반도체 경기 전망을 낙관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

특히 SK하이닉스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대규모 투자를 집행하고 있는 점도 추가 투자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충북도는 용인반도체클러스터가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어 SK하이닉스가 최소한이라도 그곳에 공장을 짓는 등의 액션을 취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주테크노폴리스에 43만여㎡ 규모의 부지를 마련해 놓은 상태에서도 이곳이 우선 투자 대상에서는 밀릴 것이라는 관측의 배경이다.

하지만 글로벌 반도체 시장 변화가 변수다.

현재 회복 국면에서 더 속도가 붙을 경우 SK하이닉스가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준공까지 생산 공장 증설을 마냥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 부지는 전기와 용수를 공급할 수 있는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는 게 용인반도체클러스터와 비교해 강점으로 꼽힌다.

시장 변화에 즉각 대응해 즉각 착공이 가능하다.

충북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M17을 청주에 세우면 제품 생산까지 용인클러스터에 비해 시간을 크게 단축할 수 있다"면서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시장 회복 속도에 따라 청주테크노폴리스와 용인클러스터를 놓고 투자를 결정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영재 기자 memo340@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