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울감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우울감 = 충청투데이 그래픽팀.

우리나라 청소년 중 상당수가 한번 이상 우울장애, 불안장애와 같은 정신장애를 겪어본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정신장애 증상이 있는 소아·청소년도 전체의 7%나 된다. 이들은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치료·상담 등 정신건강서비스를 이용해 본 청소년 비율은 소수에 그쳤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6∼17세 소아·청소년 62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다.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전국 단위 실태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소아·청소년의 16.1%가 평생 한 번 이상(평생 유병률) 정신장애를 진단받을 정도로 마음병을 앓고 있다는 건 지나칠 일이 아니다. 소아 평생 유병률은 14.3%, 청소년은 18.0%였다. 이중 7.1%는 전문가의 도움이 시급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청소년 사망 원인 1위인 자살과 무관치 않다. 2023년도 초중고 자살위험군 학생이 2만3000명에 이른다. 실제 지난 2주 동안 ‘스스로 목숨을 끊고 싶다’고 생각한 소아·청소년이 1.0%(소아 0.2%, 청소년 1.9%)로 심각한 수준이다.

소아·청소년들이 정신장애를 겪는 원인은 복합적이다. 학업과 진로, 가족 간 갈등, 이성문제 등을 꼽을 수 있다. 문제는 제때 치료를 받는 소아·청소년이 많지 않다는 점이다. 그 이유로 ‘아직까지는 정신건강서비스를 받을 정도는 아닌 것 같아서’(소아 60.1%, 청소년 60.0%),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문제가 해결될 것 같아서’(소아 43.4%, 청소년 52.8%)라는 응답을 내놨다. 정신질환을 너무 가볍게 여기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어느 질환이건 치료 시기가 중요하다.

정신건강서비스 평생 이용률은 소아 7.8%, 청소년 5.6% 등 전체 6.6%에 불과하다. 낮은 정신건강서비스 이용률을 어떻게 끌어올린 건가. 보건복지부는 오는 2027년까지 소아·청소년을 포함한 100만 명에게 전문 심리상담을 지원할 계획이다. 상담이 필요한 소아·청소년들을 위해 온라인 상담 창구도 개설해 놓았다. 부모와 함께 정신건강서비스를 받으면 치료효과가 훨씬 높다고 한다. 치료 사각지대가 없도록 꼼꼼히 대처해주기 바란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