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안 미의결·흥타령 축제로 갈등
추경예산안 포함 담긴 임시회 주목

천안시의회 전경. 의회 제공.
천안시의회 전경. 의회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지난해 연말 ‘2024년도 천안시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부터 촉발된 시의회 여야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당장 22일부터 시작될 ‘제268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천안시 제1차 추가경정예산안 등의 처리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다.

천안시의회는 19일 오전 의장실에서 의장단 회의를 가졌다. 회의에는 정도희 의장과 이종담 부의장을 비롯한 상임위원장과 여야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민주당 육종영 원내대표와 위원장들은 예산안 처리 과정과 복지문화위원회 파행 등에 대한 의장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사실상 정 의장이 대표로 사과를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날 회의는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끝났다. 한창 언쟁이 벌어지던 도중 민주당 의원들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이에 앞서 민주당은 전날 자당 의원들이 참석한 총회에서 정 의장의 공식 사과를 요청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진다.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현재의 대치 정국이 심화할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실제 양 정당은 지난해 연말 예산안 심사부터 극심한 대립구도를 보였다. 당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의회 역사상 처음으로 예산안을 의결하지 못한 채 끝났고, 이후 국민의힘 의원들만이 찬성한 수정 예산안이 통과됐다.

또 3월에 열린 ‘제267회 임시회’에서는 복지문화위원회가 올해 ‘흥타령춤축제’ 관련 예산 6억 원 증가를 골자로 한 출연금 변경 동의안을 처리하지 못하고 산회하는 파행이 빚어졌다.

이처럼 길어진 양당 갈등이 의장단 회의에서 봉합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날 양당이 원만한 합의에 실패하면서 22일부터 속개될 ‘제268회 임시회’가 시계제로의 안갯속으로 빠져드는 모양새다.

이미 복지문화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5월에 치러질 ‘2024 천안 K-컬처 박람회’와 관련한 각종 예산안을 면밀하게 살펴볼 것이라고 공언 중인 상태다. 여기에 시정 현안을 다루는 시정질문의 강도 역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경 예산안을 비롯해 중요 안건들을 다룰 이번 임시회 결과를 지켜볼 수밖에 없는 시 집행부의 긴장이 고조되는 배경이다.

특히 민주당은 오는 5월 18일 열릴 예정인 ‘천안시민과 함께하는 천안시의회 대토론회’에도 불참할 것으로 의견을 모은 상황.

행사의 차질은 물론 자칫 7월부터 시작될 후반기 의회가 전반기의 갈등을 이어받게 될 우려도 있다.

다만 아직 양 정당은 꾸준히 대화하면서 해결책을 찾아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아직 임시회 공식 개회 전까지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제9대 전반기’ 의회가 막바지로 향해 가고 있는 시점에 양 정당이 갈등을 봉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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