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시의원들 추경 예산 삭감 입장… 사업 불투명

천안시청 전경. 천안시 제공.
천안시청 전경. 천안시 제공.

[충청투데이 이재범 기자] 천안시가 야심 차게 추진하려던 ‘2024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의 5월 개최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관련한 추경 예산의 시의회 통과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국 규모 행사를 ‘K-컬쳐 박람회’와 연계, 관람객을 끌어모으려던 시의 구상에도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11일 천안시와 천안시의회 등에 따르면 시는 여성가족부와 함께 5월 23일~25일까지 동남구 목천읍에 위치한 국립중앙청소년수련원에서 ‘2024 대한민국 청소년박람회’(이하 박람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박람회가 20주년을 맞는다.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천안시청소년재단이 주관하게 될 이번 행사는 각종 체험프로그램과 참여 및 연계 프로그램 등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매년 열리는 이 박람회에는 전국의 청소년과 학부모, 관계자 등 수만에서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는 방문객들을 수련원 인근 독립기념관에서 열리는 ‘2024 천안 K-컬처 박람회’(5월 22일~26일)로 유도하려는 계획도 세운 상태다. 집객효과 극대화로 행사의 성공 개최를 꾀하기 위해서다.

당초 올해 박람회는 경남 진주시로 개최지가 정해졌었다. 그러나 진주시는 지난해 말 관련 예산 확보에 실패했고, 표류하던 행사를 천안시가 유치전에 적극 뛰어들어 개최지로 선정됐다.

그런데 이번에는 천안시의 예산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관련 추경 예산을 삭감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어서다. 시 담당부서에서 요청한 박람회 관련 추경 예산은 국비 3억 원과 시비 2억 원 등 5억 원이다. 추경 예산안은 오는 22일부터 열릴 ‘천안시의회 제268회 임시회’에서 다뤄질 예정이다.

일부 민주당 시의원들은 도비가 매칭되지 못한 점을 문제 삼고 있다. 굳이 5월이 아닌 하반기에 박람회를 하더라도 도비를 확보한 뒤 추진하면 그만큼 시비를 아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논리를 펴고 있다. 게다가 ‘불요불급’한 일회성 행사 예산을 추경에 올리는 점도 문제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한 예산을 심의하게 될 시의회 상임위원회는 복지문화위원회로, 총 7명의 의원 중 더불어민주당 4명, 국민의힘 3명으로 구성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예산 삭감을 주도할 수 있는 구조인 셈이다.

A 시의원은 “시에서는 약 10만 명 정도 행사장을 방문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아무리 봐도 K-컬처 박람회의 방문객을 늘리려고 무리하게 시비를 부담시키려고 하는 것 같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며 “합리적이지 못한 예산은 삭감하는 게 맞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사실 청소년박람회가 대규모 행사인데 충청권에서는 처음 개최하는 것이기도 하다”면서 “전국의 청소년들에게 천안을 알리고 싶어서 어렵게 공모에 선정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체적으로 추진해보자는 판단에 도비 확보를 못한 부분은 맞다”면서도 “나름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고 여성가족부에서도 행사 준비를 위해 현장 점검을 지속적으로 나오는 상황”이라며 난감해 했다.

이재범 기자 news780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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