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날인데… 웃지 못하는 과기계]
인건비 확보 과제 수주 몰두… 성과↓
정부, 내년도 예산 확대 뒤늦게 발표
출연연 출신 후보자 22대 국회 입성
지역 과기계, 현안 해결 기대감 커져

R&D. 그래픽=김연아 기자. 
R&D.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과학을 날을 앞두고 과학기술계가 좀처럼 함박웃음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는 한국 최초 과학기술 연구단지인 대덕특구가 50주년을 맞아 지역 과학기술계가 들뜬 분위기였지만 올해 R&D 예산 삭감 여파로 인해 연구현장의 사기가 저하된 상태다.

정부가 내년도 R&D 예산을 다시 확대한다고 뒤늦게 수습에 나섰지만 과학기술계는 총선을 기점으로 과학기술계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가 절실하다며 목소리를 높이면서 반등의 기점에 섰다.

18일 과학기술계에 따르면 올해 R&D 예산이 전년보다 4조 6000억원(14.7%) 가량 삭감되면서 연구현장에 비상이 걸렸다.

1991년 후 33년만에 첫 R&D 예산 삭감인 만큼 과학계, 특히 정부 출연연구기관이 밀집한 대전 대덕특구를 중심으로 그 파장이 매우 컸다.

예산 삭감으로 인해 현장은 연구에 집중하기보다 인건비 확보를 위한 과제 수주에 몰두하면서 연구성과가 질적으로 하락했다. 과학계 한 인사는 "4~5년짜리 중장기 과제의 경우 올해 시제품을 만들고 완성 단계에 이르러야 하는데 예산 전체가 날아가면서 지금까지 해온 연구성과가 중단됐다"며 "연구원들은 연구성과를 내기보다 연구과제를 따는 게 우선시되다 보니 영업사원처럼 과제 수주에만 몰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같은 과학기술계의 비탄이 일파만파 커지면서 정부의 R&D 삭감에 대한 여론이 들끓고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와 맞물리면서 총선 후보자들이 저마다 R&D 예산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고 일부 후보자들이 유권자의 선택으로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과학기술계는 과학기술계의 전반적인 어려움에 대해 정부는 물론 여·야 등 정치권에서 돌아보고 현실적인 지원대책 마련에 힘을 모아줄 것을 바라고 있다.

특히 대덕특구 출연연 출신 후보자가 22대 국회에 입성하게 되면서 지역 과학기술계는 현안 해결에 기대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 과학계 한 관계자는 "과학기술계가 최근 들어 그 위상이 상당히 낮아진 부분을 크게 느끼고 있다"며 "과학기술 투자는 경제학에서도 가장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분야로 이제라도 정부와 국회는 과학기술계 발전을 위한 현실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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