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R&D 예산 대폭 삭감]
출연연 고객 인근 상업계 직격탄 맞아
지역 호텔업계 홀 예약 9건→1건 줄어
연구원 생활소비 몰린 상권 위축조짐
현재 오후 8시만 돼도 손님 없는 상태
“매출↓… 코로나때보다 더 힘들어”

R&D. 그래픽=김연아 기자. 
R&D. 그래픽=김연아 기자. 

[충청투데이 강승구 기자] 정부의 R&D 예산 삭감으로 정부출연연구기관이 허리띠를 조이면서 지역경제가 위축되는 전조증상이 나타나고 있다.

출연연이 주요 고객인 일부 기업체와 인근 상업계에서는 경제적인 타격이 장기간 이어질까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왔다.

25일 지역 경제계에 따르면 R&D 예산 삭감으로 인건비와 재료비 등 직·간접적으로 매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출연연과 함께 용역 연구하는 A업체 관계자는 "이맘때쯤이면 과제 제안도 많았는데, 지금은 많이 줄었다"며 "상반기에 연구 계약을 많이 해야 하는데, 현재 10건에서 1건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R&D 예산 삭감의 후폭풍은 지역 호텔업계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B호텔 관계자는 "예전에는 연구원에서 진행하는 컨벤션 관련 홀 예약이 한달평균 9건 정도 있었는데, 지금은 예약이 1건밖에 없다"고 말했다. 통상 연구기관 주관 포럼이나 회의는 국내외 참석자들의 숙박을 위해 컨벤션홀이나 회의실을 갖춘 호텔에서 진행한다. 그러나 대부분 출연연들이 R&D 예산 삭감 후 가장 먼저 회의비와 출장비를 줄이면서 이마저 여의치 않게 된 것이다.

출연연의 한 관계자는 "외부 행사 규모를 줄이라는 내부 공문이 내려와 예전처럼 진행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며 "전체적으로 R&D 예산이 줄어 올해 행사 규모도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구원들의 생활 소비가 몰려있는 인근 상권에서도 지역 경제 위축 전조증상이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늦은 밤까지도 손님이 많았는데, 현재는 오후 8시만 돼도 손님이 없다는 것이다. 주요 고객인 출연연 기관 관계자들도 줄어들고, 고물가에 임대료까지 올라 상권 전체가 힘들어졌다는 입장이다. 이권재 한국외식업중앙회 유성구 지부장은 "매출이 3분2정도 줄어 코로나 팬더믹보다 더 힘든 상황이다"며 "회식도 예전보다 줄어 단체 손님이 많이 없다"고 말했다.

강승구 기자 artsvc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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