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병원·건양대병원·성모병원·을지대병원·선병원 사직서 제출 잇따라
정부, 업무개시명령 내렸지만 환자들 수술·검사 지연·취소사례 더 늘어날 듯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대전지역 대학·종합병원 전공의들의 집단사직으로 수술 지연 등 의료공백이 현실화되면서 환자들의 불편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충남대병원과 건양대병원, 대전성모병원 등 대학·종합병원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역 대학병원 중 규모가 가장 큰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전공의 217명(인턴 60명, 레지던트 157명) 중 136명(인턴 55명, 레지던트 81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인턴 중 사직서를 낸 인원은 전체의 91.7%, 레지던트는 51.6%이며 일부는 사직서 제출 이후에도 정상 근무 중인 걸로 파악됐다.
올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된 건양대병원은 전공의 122명 중 99명이 사직서를 제출한 상태다.
그중 2명은 사직서를 철회한 건 아니지만 현재 병원에 복귀해 환자를 보고 있다.
대전성모병원의 경우 이날 오전 10시 기준 전공의 69명 중 53명(인턴 21명, 레지던트 32명)이 사직서를 냈다.
다만 인턴 3명과 레지던트 11명은 사직서를 제출했지만 정상적으로 근무에 임하고 있다.
이밖에 대전을지대병원은 75명, 대전선병원은 전공의 21명 중 수료 대상 전공의 5명을 제외한 16명의 사직서가 제출됐다.
정부는 의료 현장을 떠난 전공의들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등 맞불을 놓고 있다.
현재 충남대병원 전공의 37명, 건양대병원 90명, 대전성모병원 34명 등에 대해 업무개시명령이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와 전공의들 간 팽팽한 ‘샅바 싸움’이 이어지는 가운데 전공의들의 부재로 수술·검사 등이 지연되거나 취소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문제다.
실제 충남대병원과 대전성모병원의 경우 전공의 집단사직 이후 이틀간 수술이 20~30%가량 줄었고, 병원들은 지연·취소되는 수술이 더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대생들의 집단 휴학도 충청권에서 본격화됐다.
충남대 의과대학 재학생 573명 중 92.7%에 달하는 531명이 21일 오전 학교에 집단 휴학계를 제출했다.
충남대는 학생보호 원칙에 따라 지난 19일부터이던 의대 학사일정을 2주 연기해 내달 4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을지대도 재학 중인 의대생 252명 중 3명을 제외한 249명이 이날까지 휴학을 신청했다.
학교는 정부 기조에 맞춰 의대생들의 휴학을 승인하지 않을 방침이다.
충북에서도 건국대 글로컬캠퍼스 의대생들이 휴학에 나섰는데, 정확한 참여 규모는 대학에서 공개하지 않았다.
건국대 글로컬캠 의대생은 대학원생까지 포함해 262명이다.
건양대는 학기 시작 전이라 집단 휴학 신청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의대생들이 지난 19일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동맹 휴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밖에 순천향대와 단국대에선 의대생의 휴학 신청이 아직 없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행정안전부, 법무부, 대검찰청, 경찰청은 합동브리핑을 열고 “의사들의 집단적인 진료 거부 행위가 지속되는 경우 의료법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엄정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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