道, 세종시 경제성 확보 주장 ‘평가절하’
도민대책위 “국가정책 역행…포기 마땅”

오송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오송역 전경.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영재·장예린 기자] 세종시가 14일 KTX 세종역 설치사업이 경제성을 확보했다고 하자 충북에서 즉각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선거 때마다 되풀이하는 KTX 세종역 설치 논란이 재연되는 형국이지만 충북도의 대응 강도는 이전과 다르다.

세종시는 이날 아주대 산학협력단과 동명기술공단에 의뢰한 KTX 세종역 설치사업 연구용역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06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이는 2년 전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수행한 연구용역 결과인 0.86과 비교하면 0.2포인트(p) 상승한 것이다.

김원목 충북도 교통철도과장은 즉각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기본적으로는 기존과 마찬가지로 반대 입장이다"고 세종역 설치사업 연구용역 결과를 평가절하 했다.

김 과장은 "지난 10월 국토부 국정감사에서 KTX 신설역에 대한 질문이 있었는데 반대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선거 때마다 세종시에서 나오는 KTX 세종역 설치 공약에 대한 충북도의 반응이 점차 무뎌지고 있다.

국회의원선거와 지방선거 때마다 세종시 후보들의 단골공약이 KTX 세종역 신설인데 충북도가 발끈하면 급속하게 열기가 식기를 반복했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4·13총선 때 이해찬 당시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KTX 세종역 신설 공약을 했는데 그가 당선하자 충북에서 범도민대책위원회를 꾸려 대응하자 갈등은 잠시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같은 해 11월 이춘희 세종시장도 시정연설에서 "KTX 세종역을 꼭 추진하겠다"고 이 의원과 보조를 맞췄지만 여운은 크지 않았다.

2년 후인 2018년 이 의원이 당대표에 뽑히면서 KTX 세종역 갈등이 또다시 재연됐다.

그해 10월 8일 충북도청에서 열린 충북도와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이시종 충북지사가 KTX 세종역 추진 중단을 요구했는데 이해찬 대표가 분명한 어조로 거절했기 때문이다.

앞서 같은 해 8월 당시 이춘희 세종시장(민주당)이 공약과제 이행계획보고에서 KTX 세종역 설치 재추진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충북 범도민대책위는 2017년 한국철도시설공단이 KTX 세종역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 결과 B/C가 0.59로 나온 것을 근거로 이 공약은 충청권 공조 파괴를 부르는 지역이기주의적·선심성 공약이라고 몰아붙였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2019년 10월에도 KTX 세종역 설치 재추진 의사를 밝히고, 지난해 지방선거 때 세종시장 후보 자격으로 이를 공약했었다. 내년 총선 세종시 출마 일부 예비후보는 일찌감치 KTX 세종역 건설 공약을 내놓았다.

이두영 범도민대책위 운영위원장은 이날 입장자료를 통해 "세종시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일체 대응하지 않고, 만약에 정부가 검토하거나 추진할 경우 강력한 대정부투쟁에 나선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또 "경제적 타당성이 제아무리 높게 나와도 국가정책에 부합하지 않아 무의미하다"면서 "즉각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꼬집었다.

김영재·장예린 기자 yerinis6834@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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