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점자도서관 가보니
시각장애인 위한 책 배달 운영
외부 공모 통해 프로그램 구성
일 평균 30명 방문객 유치 성공
사립도서관 한계… 지원 어려워

▲ 대전점자도서관의 내부 모습. 사진=조정민 기자
▲ 대전점자도서관의 내부 모습. 사진=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는 점자의 날(4일)을 앞두고 한밭도서관 옆 별관 건물에 위치한 대전점자도서관을 방문했다.

내부 한 켠 열람실과 자료실 등이 있는 작지만 알찬 공간이었으나 이용자가 없어 적막만이 가득했다.

남녀노소가 활발히 방문하는 옆 건물 한밭도서관과의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한밭도서관에도 시각장애인 자료실은 있었으나 점자책을 따로 제작하진 않고, 대전점자도서관에 맡기는 편이다.

대전점자도서관은 대체자료제작실이 따로 마련돼있었으나 실제 기계가 작동하는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이동권이 쉽지 않은 시각장애인들을 위해 책 배달 대출 시스템 ‘책나래’ 도 운영 중이었다.

도서관 방문이 어려운 장애인 등을 위해 관외 대출이 가능한 도서 자료를 우체국 택배를 이용해 무료로 집까지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날 만난 김희진(43) 씨 역시 1급 시각장애를 갖고 있다.

그에게 점자책은 전문 지식 습득에 있어 유용하고 유일한 수단이다.

김 씨는 "알라딘 TTS, 녹음도서 등이 많이 나오고는 있지만 사실 시각장애인들에게 편리한지는 모르겠다"며 "접근성이 떨어지기도 하고 집중이 필요한 읽기는 소리를 듣기보단 직접 손끝으로 느껴가며 읽는 게 유용해 점자책을 더 선호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대전점자도서관은 외부 공모를 통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일 평균 30여명의 방문객 유치에 성공했다.

대출 건수는 적지만 방문자 수가 비약적으로 높아진 의미 있는 결과다.

다만 사립도서관이라는 한계는 여전하다. 정상현 대전점자도서관 사무국장은 "여전히 자체 프로그램은 부족하다"며 "최근 개관한 광주시립점자도서관의 사례를 보며 대전 역시 시립으로 전환되면 어떨까 생각해봤다. 사단법인 주체로 지원 받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시립이라면 지원은 물론 공공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사립도서관인 대전점자도서관과 달리 광주시립점자도서관은 전국 최초로 지자체 지원을 받아 운영되고 있다.

도서관 직원 대부분 점역교정사 자격증을 갖고 있고, 인공지능 활용 인쇄기로 점자책을 만들며 한 달 만에 50여 권의 점자책을 제작했다.

정 사무국장은 "광주시립점자도서관은 그들의 열정과 시의 관심, 지원이 더해져 만들어진 유의미한 결과"라며 "대전시 역시 시각장애인들의 눈과 귀, 손과 발이 될 수 있는 점자도서관, 점자책에 관심을 기울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조정민 기자 jeongmi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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