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 시평 10위권 업체 법인회생 신청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건설 현장.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건설경기 침체로 대전과 충남 시평액 10위권 중견 건설사들이 잇따라 무너지면서 지역 건설업계 줄도산 공포가 커지고 있다.

18일 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전 시공능력평가 10위권 내 A 중견 건설사가 법원에 법인회생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을 기반으로 2000년대에 세워진 A 건설사는 자체 브랜드를 갖고 서구와 유성구 등 주거 수요가 높은곳에 오피스텔과 주상복합 등을 선보이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올해 시공능력평가 대전 순위 10위권, 전국 300위권까지 기록했지만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수순을 밟게 된 것이다.

최근 지역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한 미분양 증가로 인한 돈맥경화 부담이 커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최근 2~3년 새 유성구와 서구 역세권을 중심으로 주상복합, 주거용 오피스텔을 공급했지만 미분양 물량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서구의 한 역세권에 분양한 주상복합의 경우 이달 대전시 미분양주택 자료에 따르면 분양 호실 중 68%가 여전히 미분양으로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주택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을 자체사업으로 하는 지역 건설사들은 기술력, 시공능력과 함께 재정이 받쳐줘야 하는데 불경기가 겹치면서 재정적으로 큰 타격을 입은 것"이라며 "불과 2~3년 전만 해도 신축불패였지만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향후 부도위험에 직면하는 건설사들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에는 충남지역 시평액 6위인 우석건설이 부도처리되면서 지역 건설사의 줄도산 경고음을 울린 바 있다.

이번 A건설사의 법정관리 소식에 지역 건설업계에선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말이 나돌고 있다.

특히 종합건설사들의 도산은 지역 영세 건설사들의 연쇄도산으로 이어지면서 지역 경기 침체를 가중시킬 것이란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역 전문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종합건설사는 일반적으로 하도급 업체에 해당하는 전문건설업체에 다시 하청을 주고 전문건설업체도 다시 하청을 주는 구조로 이어진다"며 "이번 A건설사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공사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영세 협력업체들은 올 겨울을 유난히 춥게 보내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