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 출시된 고금리 예금 만기 도래
은행들 앞다퉈 고금리 예적금 상품 출시
시중은행 주담대 하단 일주일새 1%올라
빚으로 버틴 자영업자 부실 차주화 우려

시중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시중 은행에 대출금리 안내문 모습.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최근 4%대 고금리 예금이 재등장한 가운데 대출 몸집을 불린 충청권 차주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예금금리와 함께 대출금리가 동반 상승할 경우 안 그래도 무거운 대출 이자 부담이 더 가중될 수 있어서다.

5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출시됐던 고금리 정기예금의 만기가 도래하며 각 은행이 앞다퉈 높은 금리의 예적금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 예금금리는 연 4%를 뛰어넘었고 저축은행 예금금리는 연 4.5%까지 오르는 등 수신 경쟁이 치열한 모양새다.

실제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과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은 각각 연 최고 4.20%로 업계 최고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문제는 높아진 예금금리에 덩달아 대출금리도 상승 중이라는 점이다.

이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하 주담대) 변동금리는 4.17~6.288%, 혼합형(고정형) 금리는 4.00~6.23%로 나타났다.

지난달까지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하단이 3%대였던 것과 비교하면 일주일 새 4%대로 오른 상항이다.

이런 가운데 충청권 가계대출은 주담대를 중심으로 증가 전환하고 있다.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7월 대전·세종·충남지역 여수신동향’을 살펴보면, 3개 시·도 금융기관 여신은 전달 대비 증가폭이 확대됐다.

특히 7월 지역 주담대 잔액은 40조 1206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2.1% 늘었다.

지역별 1금융권 주담대 잔액은 △대전 13조 5561억원(+3.6%) △세종 5조 4541억원(+4.5%) △충남 12조 947억원(+6.8%)으로 집계됐다.

세종은 지역에서 유일하게 가계대출 잔액까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 3고(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을 빚으로 버틴 지역 자영업자들의 부실 차주화도 큰일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양경숙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받은 자료에서 올해 2분기 말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 2000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연체액(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도 1조원 늘어 역대 가장 많은 7조 3000억원에 달했다.

고금리 예금 상품 출시에 따른 대출금리 상승 전망에 지역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대전 서구에 거주 중인 A(27) 씨는 "전세자금 마련 목적으로 받은 대출 이자가 처음보다 몇 만원 이상 올라 생활하는데 부담이 크다"며 "사회초년생이라 적은 월급으로 아껴가며 지내는데 줄줄 새나가는 이자 지출이 늘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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