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집행·자료제출 비협조 인정 못해"
실제 기금 환수까지 오랜시간 걸릴 듯
허베이조합 "공식입장 아직 결정 안돼"

태안 기름유출 피해를 받은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민관군이 방제작업을 하는 모습.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 호’와 삼성물산 소속의 ‘삼성 1호’가 충돌하면서 유조선 탱크에 있던 총 1만2547킬로리터(7만8918 배럴)의 원유가 태안 인근 해역으로 유출됐다.
태안 기름유출 피해를 받은 만리포 해수욕장에서 민관군이 방제작업을 하는 모습. 2007년 12월 7일 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홍콩 선적의 유조선 ‘허베이 스피릿 호’와 삼성물산 소속의 ‘삼성 1호’가 충돌하면서 유조선 탱크에 있던 총 1만2547킬로리터(7만8918 배럴)의 원유가 태안 인근 해역으로 유출됐다.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속보>=2007년 태안기름유출사고 피해 복원을 위해 배분됐던 기금 3067억원의 환수가 결정되자 기금사용단체인 서해안연합회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4월 24·25·26·27·28일, 5월 2·3·4·8·12·15·22·24일, 6월 13·15일, 8월 9일 보도>

서해안연합회는 기금 관리감독기관인 해양수산부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관리감독을 소홀히 한 탓이라고 맞서고 있어 법적 다툼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수부 등은 앞선 8일 기금사용단체인 허베이사회적협동조합(이하 허베이조합)과 서해안연합회의 기금 부정집행 등을 이유로, 오는 11일까지 기금 미사용분을 환수하겠다고 결정했다.

지난 5월 허베이조합과 서해안연합회에 현장 실사를 나가 두 단체의 기금 운용 실태 전반을 조사한 결과, 대의원 수당 지급 등 허베이조합의 기금 부정집행 사실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서해안연합회도 과도한 인건비 지급 등 기금 운영 상 문제가 발생했고, 기금 부정집행 의혹도 제기돼 해양경찰에서 수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두 단체 모두 기금 사용내역 등 자료 제출에 비협조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제출된 자료도 부실했다는 게 해수부 측의 주장이다.

반면 서해안연합회는 해수부와 모금회의 기금 환수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고, 법적대응도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기금을 부정하게 집행한 사실이 없을 뿐 아니라, 자료 제출 요구에도 성실하게 임했다는 것이다.

서해안연합회 관계자는 "기금 사용에 문제가 있으면 관리감독기관에서 시정을 요구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다가 이제 와서 기금을 환수한다고 하니 어이가 없다"며 "기금 부정집행과 자료제출 비협조 부분도 인정할 수 없고, 해수부와 모금회에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기금사용단체인 허베이조합은 이번 기금 환수 결정에 대해 "아직 공식 입장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해수부 관계자는 "기금 사용단체의 반발로 실제 기금 환수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두 단체가 환수에 응하지 않으면 기금을 무단으로 점유하는 것으로 판단, 소송을 통한 압류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기금은 2007년 태안 기름유출사고를 일으킨 삼성중공업이 2018년 모금회에 기탁한 돈으로, 모금회는 허베이조합에 2024억원·서해안연합회에 1043억원을 배분했다.

허베이조합은 2028년까지, 서해안연합회는 올해까지 기금을 사용해야 하지만 현재까지 기금 집행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았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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