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앴다가 만들었다가" 자치구 실업팀 이대론 안 된다]
과거 실업팀 적극 운영했지만 예산부담·성적 등 이유로 해체
대전 서구·중구·동구·대덕구 내년 초 창단 목표로 기관 간 협의
스포츠 전공 학생 진로에도 도움·우수선수 유출 문제 해결 기대
[충청투데이 조선교 기자] 대전지역 기초단체들의 직장운동경기부(실업팀) 재창단이 가시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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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줄줄이 해체됐던 자치구 실업팀의 부활로 지역 우수선수들의 유출을 막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대전 5개 구와 대전시체육회 등에 따르면 대전 서구와 중구, 동구, 대덕구 등 4개 구에서 내년 초 실업팀 창단을 목표로 관계기관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현 시점에서 대전 자치구 실업팀은 유성구 레슬링부(혼성)가 유일하다.
먼저 동구는 대전대 자원과 연계한 소프트테니스를 실업팀 종목으로 정하고 관련 조례 개정까지 마친 상태다. 서구는 여자 태권도를 기반으로 실업팀 창단 절차를 공식화했고, 내달 중 조례 개정을 위해 움직일 예정이다. 중구는 이달 중 구체육회와 논의해 종목 선정을 마칠 전망이며 대덕구는 종목 선정 이후 구의원 대상의 사전설명 등을 계획 중이다.
과거 5개 구는 체육인 양성과 체육활동의 진흥을 위해 실업팀 운영에 적극 나섰지만 민선 5·6기 시절 복싱과 육상, 유도, 배드민턴, 사격, 태권도, 검도, 보디빌딩, 수영 등 종목의 최소 10개 팀이 해체됐다.
당시 예산 부담과 함께 종목의 인기도와 성적, 홍보 효과 등 여러 요인이 팀 해체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최근엔 체육 활성화와 인프라 구축 등 필요성이 사회적으로 강조되면서 자치단체 내에서도 새롭게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양상이다. 실업팀 창단은 지역 내 스포츠 전공 학생들의 진로에도 영향을 미치며 우수선수의 역외 유출 문제와도 직결된다. 대전지역 학생운동부 등록 선수는 올해 기준 2460명(44개 종목)이며 이 가운데 대전에서 실업팀 진출이 불가능한 종목의 학생운동부 인원은 무려 1300여명에 달한다.
지역 내 실업팀은 자치단체와 기업, 경기단체 등을 통틀어 30여개 종목에 245명이 등록됐고 팀의 성별 구성까지 고려하면 진로의 폭은 더욱 좁다. 검도와 배구, 배드민턴, 볼링, 빙상, 소프트테니스, 체조, 축구, 핸드볼 등을 비롯해 남자 볼링·세팍타크로, 여자 자전거·유도 등 종목의 학생 선수는 향후 실업팀 입단을 희망할 경우 타 지역으로 떠나야 한다.
한 체육계 인사는 "대전 펜싱스타 오상욱도 실업팀이 없어 타지로 향했다가 팀 창단 이후 복귀했고 높이뛰기 우상혁과 배드민턴 공희용 등은 아깝게 놓친 인재로 꼽힌다"며 "지난 전국체전도 15위로 역대 최저 기록을 세웠는데 체육인 육성 기반인 실업팀이 없다는 점도 큰 영향이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교 기자 mission@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