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산시청에 "개인 공구라 드릴 못빌려준다는 공무원… 타부서 보내라" 글 올라와
[충청투데이 김덕진 기자] 최근 서산시의 한 행정복지센터를 찾은 민원인이 전동드릴을 빌려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시청 게시판에 글을 올려 갑질 논란이 일어나고 있다.
31일 현재 이 글은 조회수 1250건에 달하며 화제가 되고 있다. 이에 누리꾼들은 "애꿎은 공무원들만 잡는다", "오죽했으면 그랬겠냐"라는 의견을 보이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한 민원인이 "공무원들이 수박을 먹어보라고 권유하지 않아 기분 나빴다"는 글을 시청 게시판에 올린 적이 있어 이번 글을 두고 ‘수박사건 2탄'이라고 부르는 누리꾼도 나오고 있다.
지난 22일 한 민원인은 시청 게시판에 ‘지곡면 행정센터 민원실은 누굴 위한 민원실인가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에 따르면 이 민원인은 지난 20일 지곡면 부모님 집을 방문했다가 현관문이 부서져 수리를 하려했지만 전동드릴이 없어 인근 행정복지센터를 찾았다.
당시 민원실 공무원에게 사정을 얘기하고 공구를 빌려달라 부탁했지만 공무원은 개인 공구라 빌려줄 수 없다며 센터 앞 철물점에서 가서 빌릴 것을 권유했다. 이후 민원인이 거듭 빌려 달라고 하자 해당 공무원이 5~6초간 째려보듯 봤다고 한다.
이에 화가 난 민원인은 “개인 공구라는 말도 안 되는 핑계로 수차례 거절한 융통성 하나 없는 근무처와 개인 공구를 가져와 사용하는 공과사 구분 못 하는 담당 공무원을 찾아달라”며 “못 빌려줘서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를 안하고 째려보며 철물점 가라고 돌려보내는 자질미달 민원실 공무원에게 대민 친절 교육을 실시하고 타부서로 이동시킬 것을 바란다”는 글을 작성했다.
이어 “지역 면소재지 행정복지센터는 누굴 위한 센터냐”며 “민원실이 등·초본만 떼 주는 단순 서류발급 부서라면 당장 민원실이라는 명칭을 바꿔야 한다. 민원이라는 뜻을 모른다”라며 분노했다.
덧붙여 “지역 주민이 최소한의 불편을 겪지 않게 살펴주고 도와주는 게 나라 세금을 받는 공무원의 자세 아닌가”라며 “서산시장이나 면장의 책임 있는 답변 기다리겠다. 납득할만한 답변이 없을 시 행안부·용산대통령실·충남도 등에도 민원을 제기하겠다”고 적었다.
이 글에 시청 직원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수박에 이어 이번엔 드릴입니까?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누리꾼은 “담당 공무원도 오죽했으면 그랬겠냐. 사정이 있으니까 그러신 것 같다. 또 민원인도 오죽했으면 그런 부탁을 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라며 “날씨도 무더운데 서로서로 상대방을 감싸주는 서산시민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글을 게시했다.
김덕진 기자 jiny0909@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