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고점’ 찍은 2021년 계약
올 하반기에 만료돼 대란 가능성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대규모 전세 사기 피해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하반기 충청권 부동산 시장에 역전세가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전과 세종의 전셋값 고점이 2021년 하반기에 집중돼 있어 계약 만료가 도래하는 올 하반기 역전세 규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31일 한국은행 경제전망보고서에 따르면 역전세 위험에 있는 가구는 지난해 1월 51만 7000호에서 지난달 102만 6000호로 2배로 증가했다. 역전세란 전세 시세가 기존 보증금보다 낮은 것으로 집주인이 보증금을 돌려주는 데 어려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실제 충청권에선 대전과 세종이 역전세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2년 전(2021년 4월)에 비해 11.8%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세가 급락했던 세종은 같은 기간 28.5% 떨어져 전국에서 가장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대전도 2년 전보다 15.1%가 떨어져 세종, 대구에 이어 하락폭이 심화됐다.
문제는 역전세난이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점. 전세 계약금이 최고에 달했던 2021년 하반기 계약이 만료되는 시점인 올해 하반기에 역전세 대란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대전 유성구의 한 아파트 전용면적 139㎡은 지난 2021년 하반기 5억에서 5억 5000만원대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지금은 3억 초반에서 중반대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세종시의 신도시 대장 아파트로 꼽히는 새롬동의 한 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 2021년 하반기 3억 후반에서 4억 초중반대 전세계약이 체결됐지만 최근 2억 후반에서 3억원대에 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상반기 매매 시세가 전세 보증금보다 낮은 ‘깡통전세’에 이어 하반기에는 역전세난이 확산될 우려가 커지면서 부동산 시장의 불확실성도 커지고 있다.
지역 부동산 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 부동산 시장에선 역전세 증가가 주택 시장의 하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며 "정부차원에서 시장 혼란을 막을 대책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