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이번 법안 유관 직역 간 과도한 갈등 유발" 행사 이유 밝혀
민주·간호협회 ,재투표 실시 등 대응 방침… 국힘 "거부권 행사 당연"

고려대 안암병원 간호사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장 방문한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려대 안암병원 간호사와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조합원들이 16일 오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현장 방문한 서울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박명규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법률안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하자 더불어민주당과 대한간호사협회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지난달 27일 민주당을 비롯한 야권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한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간호법안은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또 간호 업무의 탈 의료기관화는 국민의 건강에 대한 불안감을 초래하고 있다"고 거부권 행사 이유를 밝혔다.

민주당과 간호사협회는 즉각 반발하고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서기로 하는 등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국민을 거부한 것"이라며 "더는 민생을 내팽개치지 말라, 더는 국민을 분열시키지 말라, 국민 통합의 결단을 내리라는 것이 국민의 요구"라고 주장했다.

이어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기어이 ‘국민과 맞서는 길’을 택했다"며 "지금 윤석열 대통령에게 국민 통합의 리더십은 찾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간호법이 통과되는 과정에서 정부여당이 갈등 중재와 합의 처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묻는다"며 "오히려, 거부권 행사 명분을 쌓기 위해 국민 분열을 선택했다"고 강조하고, 국회에서 재투표에 나설 것을 밝혔다.

대한간호협회는 이날 국무회의 직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의 간호법 제정 약속은 근거와 기록이 차고 넘치는데 언제 그랬냐는 듯 약속을 파기했다"고 비판했다.

김영경 간호협회장은 "간호법을 파괴한 불의한 정치인과 관료들을 총선기획단 활동을 통해 반드시 단죄할 것"이라며 "다시 국회에서 간호법을 재추진하겠다. 간호법 제정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보건 의료계 직역 간 극한 갈등을 불러와 윤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는 당연하다며 방어에 나섰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의료계가 두 쪽으로 갈라져 극심한 갈등과 혼란에 빠지게 된 것은 부작용이 뻔히 예상됨에도 불구하고 의석수로 밀어붙인 거대 야당 때문"이라고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야당 탓으로 돌렸다.

이어 "얼마나 급했으면 간호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면서 앞뒤도 안 맞는 조항을 수정도 하지 않고 그대로 통과시켰다"며 "그 자체로 날림 심사를 자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료계 갈라치기에 몰두한 나머지 간호법 처리에만 열을 올렸지 중요한 법안(의 내용)에 대해서는 얼마나 무관심했는지 단적으로 보여 준다"며 "민주당은 이제라도 반성과 결자해지 자세로 의료계를 통합하는 타협안을 만드는 데 동참하라"고 말했다.
 
서울=박명규 기자 mkpark0413@cctoday.co.kr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