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특별 기획>
①한부모가족편-14만 충청권 한부모 가구 “우리도 가족입니다”
대전사회서비스원 실태조사 결과
충청 한부모 가구 14만6474가구
한부모가족 가구주 85.8% 여성
사회적 편견·경제적 문제 가장 커
“내 아이 차별 받을까 겁나” 응답도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코로나19 이후 마스크 없는 첫 ‘가정의 달’을 맞았다. 어린이날부터 어버이날, 부부의날까지 가족 간의 정을 기리기 위한 각종 기념일이 모여 있는 5월. 코로나라는 전쟁 같은 시기를 겪는 동안 우리 사회는 많은 것들이 변화됐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가족의 형태’가 아닐까 싶다. 혼인과 혈연, 가부장 중심 등 전통적인 가족의 모습에서 벗어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늘며 가족이 지닌 의미도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다. 물론 3년간 우리 사회가 놓친 것들도 많다. 가족과의 유대감, 타인에 대한 이해, 어려운 이웃에 대한 관심 등 공동체 의식이 많이 약화됨과 동시에 개인주의는 더욱 심화됐다. 충청투데이는 총 4편에 걸쳐 우리 주변의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조명하고, 이들이 견디는 편견과 고립의 무게를 조금이나마 나눠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하루는 택시를 탔는데 남편은 어디 갔냐고 묻는 기사에게 싱글맘이라고 하니 당장 가서 잘못했다고 사과하고 합치라네요. 난생 처음 어른한테 욕을 했어요.”

“늘 동그란 공 위에 서 있는 기분이에요. 늘 중심 잡기가 어려워요. 이 세상에 아이와 나 둘 뿐인데 당장이라도 공 아래로 떨어질 것 같아 위태롭네요.”

가족의 형태는 다변화 되고 있지만 ‘한부모가족’을 둘러싼 가시 돋친 시선은 여전히 따갑고 뾰족하기만 하다.

이들은 평생토록 지워지지 않는 반쪽부모라는 주홍글씨를 달고 본인의 인생은 물론 자녀까지 홀로 책임지며 사회적 편견과 차별에 맞서고 있다.

흔히 한부모가족은 부모 가운데 한 명이 사망, 별거 중이거나 혼인관계가 아닌 상태가 전제가 된다.

이런 상황에서 자녀를 출산한 후 혼자서 자녀의 양육을 담당하는 부, 또는 모와 그들의 자녀로 구성된 가족을 우리는 한부모가족이라 일컫는다.

과거엔 편부 혹은 편모가족이라고도 불렀으나 부정적 인식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현재 한부모가족이라는 용어로 대체돼 사용하고 있다.

한쪽 부모와 자녀만으로도 충분하고 온전한 가족의 형태로 행복할 수 있다는 긍정적 의미를 포함한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충청권 한부모가구는 총 14만 6474가구(2021년 12월 기준)로 집계된다.

가구 비율은 충북(4만 3546가구)이 6.1%, 충남(5만 3416가구) 5.6%, 세종(6111가구) 4.1%로 대전(4만 3401가구, 6.7%)이 충청권 중 가장 높다.

최근 대전사회서비스원이 대전지역 한부모가족의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한부모가족 가구주 85.8%가 여성으로 집계됐다.

한부모가 된 이유로는 이혼이 67.6%로 가장 많고, 미(비)혼이 25.8%, 사별 6.7% 순이었다.

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대전지역 한부모가족 대부분 이혼한 여성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맘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주로 꼽은 한부모가족의 어려움은 역시나 사회적 편견과 차별 그리고 경제적 문제다.

대전에서 어린 자녀를 혼자 키우는 A 씨는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아빠 나오는 노래를 배우거나 가족사진을 준비물로 가져오라고 할 때마다 심장이 내려 앉는다”며 “아직까지 우리 사회가 가족의 형태를 엄마, 아빠가 모두 있는 게 정상이라고 교육을 하고, 나조차도 그렇게 인지하고 있으니 내 아이가 받을 차별에 대한 두려움은 있을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또 “양육과 경제활동을 병행해야 하다 보니 일자리 자체가 불규칙하고 수익 또한 고정적이지 못하다”며 “좀 있으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교육비 부담이 커질 텐데 혼자 감당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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