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가정의 달 특별 기획]
③ 보호대상 아동편-‘어린이날’에도 웃지 못하는 450명의 어린이
보호자 없거나 이탈된 ‘보호대상 아동들’ 충청권 2021년 기준 450명
아동학대 건수 매년 눈에 띄게 늘어나… 보육기관서 학대 벌어지기도
전문가들, 어른들 인식 변화 더불어 예방·위험신호 발굴 강화 강조
[충청투데이 최윤서 기자] 올해도 어김없이 어린이날이 다가왔다. 어린이날 하면 부모님 손을 잡고 놀이동산에 가거나 선물을 받으며 환하게 웃는 아이들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날조차도 웃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보호대상 아동들이다.
◆보호대상아동 발생 원인 주로 ‘학대’…충청권서 3년간 아동학대 1만 5000건 발생
충청권에는 2021년 기준 총 450명(△대전 100명 △세종 15명 △충북 113명 △충남 222명)의 보호대상 아동들이 있다.
아동복지법에 따라 보호자가 없거나 보호자로부터 이탈된 아동들이다. 보호자의 학대를 받거나 보호자가 아동을 양육하기에 적당하지 않은 경우의 아동도 포함된다.
보호대상아동의 발생원인은 대부분 ‘아동학대’ 때문이다. 아동학대는 신체학대, 정서학대, 성학대, 방임 총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최근 3년 간(2018~2021년) 충청권에서 발생한 아동학대 사례건수는 총 1만 5551건이다. 대전은 4048건, 세종 916건, 충북 3867건, 충남 6720건인데 아동학대 건수는 매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천안 계모 캐리어 사망사건 발생 3년…무엇이 달라졌나
대표적인 충청권 아동학대 사례는 2020년 6월 발생했던 충남 천안 캐리어 사건이다. 계모가 9살 아동을 캐리어에 가둬 숨지게 한 끔찍한 사건으로 당시 지역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었다.
어느덧 사건 발생 3년이 다 돼 가지만 아직도 많은 이들이 기억할 정도로 공분이 컸다. 2018~2021년 해당 시기에만 충청권에서는 아동학대로 무려 23명의 아이들이 사망했다. 학대 행위자는 여전히 부모가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어느 샌가 부턴 보육기관에서의 학대도 심심치 않게 발생하고 있다. 2021년 대전의 한 어린이집에서 발생한 21개월 여아 사망사건을 비롯해 최근 충북 충주의 어린이집에서도 장애아동 학대 의혹을 받고 있다.
잊을 만하면 발생하는 아동학대 중대사건, 지금 이 순간에도 사각지대에 가려진 위기가정의 아이들은 학대에 노출돼 있다.
◆전문가들 "예방 및 위험신호 발굴 강화 우선돼야"
전문가들은 아동학대 근절을 위해선 대응 중심의 정책 보다는 예방 및 위험신호 발굴 강화를 강조한다. 김연정 아동권리보장원 아동학대예방본부 학대예방기획부장은 "천안 캐리어 사건 이후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대폭 강화됐다"며 "보육기관이나 학교, 부모들의 민감성이 높아졌고 관련기관에 신고의무 교육도 활성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아동학대는 가정 내에서 벌어지고 있다"며 "특히 영아 학대의 경우 자세히 들여다보기 어렵고 예방도 발굴도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간 우리 사회는 학대 이후의 대응책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예방을 강화하는 쪽으로 접근방식을 전환해야 한다"며 "무엇보다 우리 어른들의 인식 변화와 함께 위험신호를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체계적인 아동학대 예방 교육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윤서 기자 cys@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