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
사용자 맞춤형 기술로 발달장애인 직업훈련
실제로도 고용 가능한 전문가 성장하는 데 도움
재난현장 소방관 돕는 인명탐지 시스템도 눈길
건물붕괴 예측 연구… 위험정보 알리는 앱 개발

▲ ETRI 연구진이 생활안전 예방서비스 앱 'K-가드'를 시연하고 있다. ETRI 제공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인정받는 ICT 강국이다. 그동안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이하 ETRI)를 주축으로 개발한 DRAM 반도체와 이동통신 등 ICT와 과학기술은 우리나라를 세계 10위의 경제 대국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과학기술을 통한 양적 성장이 둔화되고, 시민 의식이 선진화되면서 ICT를 비롯한 과학기술은 경제의 양적 팽창을 위한 수단만이 아니게 되었다.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사회와 국가의 현안을 해결하며 경제발전의 질적 향상 등 다양한 사회적 역할과 책임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ICT 산업 발전을 견인한 ETRI도 마찬가지이다. ETRI는 최근 10대 방승찬 원장의 취임과 함께 ‘디지털 혁신으로 행복한 미래세상을 만드는 기술 선구자’라는 비전 아래 혁신적이고 도전적인 ICT R&D와 더불어 국민의 행복한 미래세상을 만들기 위한 ICT 지능화 기술 개발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ETRI가 어떻게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바꿔나갈지 자세히 알아보자.



◆가상현실(VR)을 통한 ‘발달장애인 가상 직업훈련’

사회적 약자, 장애인을 위한 가상현실 직업훈련으로 장애인의 사회 진출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ETRI에서는 최신 가상현실(VR) 기반의 사용자 맞춤형 가상훈련 실감 콘텐츠 기술을 개발하여 전국 특수학교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발달장애인 가상현실(VR) 직업훈련에 적용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은 발달장애인의 취업과 진출이 용이한 바리스타·스팀세차 직종 관련 콘텐츠를 개발, 가상직업훈련에 적용했다. 이는 직무 숙련에 필요한 반복 훈련과 단계·수준별 훈련이 가능해, 실제 고용이 가능한 수준의 전문가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현장의 평가를 받고 있다. 바리스타 콘텐츠는 커피를 만드는 데 필요한 각각의 과정을 안내받음과 동시에, 가상의 객체를 부딪치는 동작에서 컨트롤러에 진동이 전해져 쉽고 실감 나게 기술을 익힐 수 있다. 실제 환경에 있는 선생님이 간단한 리모컨 조작으로 가상환경에 있는 훈련생을 도와주기도 한다. 스팀세차의 경우에는 압력센서를 통해 훈련을 잘 수행하고 있는지 자동으로 분석하여 잘못된 동작을 취할 경우, 실시간으로 음성안내를 제공하고, 훈련이 마무리되면 훈련 결과를 수치화하여 알려준다. 현재는 서울남부, 대전, 충남 3개소의 발달장애인훈련센터와 전국 27개 특수학교 등 전국 30여 개 현장에 가상현실 콘텐츠를 설치, 직업훈련 및 직업 체험에 활용 중이다. ETRI 연구진은 연구진은 실질적인 장애인 직업훈련이 증강현실/가상현실(AR/VR) 기술을 통해 더욱 폭넓게 제공될 수 있도록 카쉐어링 관리사, 사무 보조원 등 장애인 취업률이 높은 직종을 중심으로 직업훈련 콘텐츠를 확대하여 연구성과를 확산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 광양장애인복지관에서 직업훈련생이 VR 스팀세차 직업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모습. ETRI 제공

◆재난현장에서 소방관 돕는 ‘인명탐지 레이더’

작년 대전의 모 백화점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는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화재 등 재난현장은 어둠과 연기·분진 등 소방대원의 시야를 제한하는 요소가 많고 화재현장의 구조를 정확히 알 수 없어 피해자의 효율적인 인명구조가 어렵다. 하지만 최근 ETRI가 실내 재난현장에서 소방관을 도와 효과적으로 인명을 구할 수 있는 레이더 센서 기반의 인명탐지 시스템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센서 반도체기술을 활용해 재난현장에서 소방대원의 헬멧이나 휴대하는 기기 형태로 만들어 시야 한계를 극복하고 피해자의 호흡과 심장박동 등 생체신호를 탐지할 수 있다. ETRI 연구진은 전파가 가지는 투과성능을 이용해 재난현장 장애물 뒤의 상황과 피해자 존재를 파악할 수 있어, 신속·정확한 인명구조와 소방대원의 안전 보장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진은 인명탐지 시스템 구축을 위해 두 가지 방식의 레이더 센서 반도체를 개발했다. ETRI가 처음 개발한 임펄스 무선 초광대역(IR-UWB) 레이더 센서는 반사된 전자파를 이용하여 센티미터(cm)급 움직임도 알아낼 수 있다. 따라서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피해자의 움직임과 호흡, 심장박동 등 생체신호를 탐지할 수 있다.

두 번째는 고정밀 주파수변조연속파(FMCW) 레이더 센서 기술이다. 벽 뒤에 쓰러져 있거나 붕괴잔해물에 묻혀 움직임 없이 호흡만 하는 사람도 탐지할 수 있다. 이로써 인명탐지의 정확성을 더욱 고도화했다. 현재 시스템의 크기는 대략 15cm x 20cm 크기로 향후 소방관의 휴대가 편리하도록 소형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 ETRI 연구진이 바리스타 가상 직업훈련을 위한 VR 기술 시연을 하고 있는 모습(대전발달장애인훈련센터). ETRI 제공

◆건물 붕괴 사전에 예측하는 ‘콘크리트 양생 품질 모니터링’

온 국민에게 충격을 준,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28년이 지났다. 작년에는 광주 아파트 건축현장에서도 붕괴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ETRI는 이 같은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건축물 붕괴 사고를 사전에 예측하여 예방할 수 있는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ETRI 연구진은 건물을 짓기 위해 콘크리트 타설 작업 시 광섬유 센서를 내부에 심어 미래 콘크리트 강도 예측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 중이다. 광섬유 센서와 지능형 사물인터넷(AIoT) 기술을 융합한 지능형 건축물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건설업 재해율을 일반 산업재해율 수준인 0.5% 이하로 줄인다는 목표다. 이 시스템의 핵심기술은 『광기반 다중 어레이 센서 시스템』이다. 건물의 콘크리트 받침대는 물론, 임시 지지대의 상시 감시, 건물의 현재 상태를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이다. 연구진은 콘크리트 단위면적(3m x 3m)당 1mm크기의 광섬유를 삽입하여 센싱을 통해 건물 균열 등을 감시한다. 콘크리트 내 센서는 반영구적인 사용이 가능하며 31평 기준 아파트의 경우 20여개의 센서가 필요하다. 또한, 연구진이 개발한 지능형 건축물 안전 모니터링 시스템은 노트북 크기로 광섬유 센서로부터 모아진 온도, 재료변형률, 진동 측정값 등 데이터를 쉽게 모니터링할 수 있다. 향후 연구진은 콘크리트 배합비율과 같은 건설 시공사의 맞춤형 수요를 받아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추가 개발해, 기술의 완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이 기술을 건설 현장에 적용하여 거푸집 제거 시기 예측과 콘크리트 노후화에 따른 콘크리트 열화 및 건축물 수명 예측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 ETRI 연구진이 레이더 센서를 이용하여 사람의 생체신호 탐지하는 것을 시연하는 모습. ETRI 제공

◆국민 일상 안전 지켜주는 ‘K-가드’

ETRI는 건축물 붕괴, 실내 대형화재와 같은 대형 사고뿐만 아니라 일상 속 각종 위험 정보를 알려주어 국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ICT 지능화 기술, ‘K-가드’ 앱도 개발했다. ETRI가 개발한 생활안전 위험 예방 서비스 앱 ‘K-가드’는 △침수위험 △화재위험 △일상안전 △독거인 안전 △실종사고 등 서비스 11종을 지역 특성에 맞춰 제공한다. 특히, K-가드는 사용자 맞춤형으로 이용자의 위치, 나이, 장애 여부 등 개인별 안전 취약도에 따라 일상 속 각종 안전 위험을 알림으로 제공한다. 같은 위험일지라도 안전 취약도가 높은 시각장애인, 목발·휠체어 사용자, 임산부, 노인에게는 차별화된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ETRI는 국토교통부, 기상청 등이 기존에 구축한 정보시스템과 연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표준 기반으로 K-가드를 개발했다. K-가드는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 등이 구축한 데이터와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를 활용해, 표준 기반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공공정보 시스템과 효과적인 연계 및 확장이 가능했으며, 향후 신규 서비스를 접목할 때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들의 적극적인 제보, 신고와 같은 자발적 참여를 통해 동네 곳곳에 노출된 위험을 알려 공동체 안전에 기여할 수도 있다. 사용자가 싱크홀, 맨홀 파손, 전기선·유리파편 노출 등 주변의 위험요인을 촬영하여 앱에 제보하면 GPS 기반으로 장소가 자동으로 인식되어 해당 지역 보행자에게 실시간으로 알림을 제공한다. ETRI는 작년 8월부터 3개월간 대구시 서구와 인동촌 백년마을을 대상으로 실증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실증을 통해 도출된 보완점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선 등을 통해 앱의 완성도와 편의성도 함께 높여, 개선된 ‘K-가드’앱을 2023년 중 시범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이처럼 ETRI는 AI, 5G·6G, 메타버스, AI 반도체 등 제4차 산업혁명 시대 ICT 핵심·전략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공공·사회 영역에 ICT를 접목해 더 행복하고 안전한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앞장서고 있다. 이는 ETRI가 우리나라 최고의 ICT 전문연구기관으로서 따뜻한 ICT 기술을 통한 행복한 미래세상 구현을 달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ETRI는 행복한 미래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기술 선구자로서 국민과 함께 호흡하며 우리의 삶과 사회를 위한 연구에 힘쓰고 있다.

박현석 기자 standon7@cctoday.co.kr

<본 기사는 ETRI의 지원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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