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변곡점 선 대전 부동산 시장
<글 싣는 순서>
上. 1분기 분양 0건…미분양에 동맥경화 걸린 분양시장
中. 아파트값 낙폭 오르락 내리락…바닥다지기 들어갔나
下. 급매물 소진에 시장 회복 기대감 크지만 거래량은 아직

下. 급매물 소진에 시장 회복 기대감 크지만 거래량은 아직
‘대전 집값 풍향계’ 도안신도시 아파트 급매 물건 조금씩 소진
업계선 정부 규제 완화 영향 급매물 소진 속도 상승 영향 분석
아직 거래량은 많지 않아 바닥 다지기 이르다는 이야기도 나와

사진은 대전 서구 도안동 일대의 아파트단지 모습. 충청투데이 DB.
사진은 대전 서구 도안동 일대의 아파트단지 모습. 충청투데이 DB.

[충청투데이 박현석 기자] 고금리와 침체로 숨을 죽이던 대전 아파트 매매시장이 기지개를 켜면서 저가 매물들을 중심으로 상승거래가 조금씩 이뤄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바닥 다지기가 시작됐다며 긍정적이지만, 아직 시장 분위기를 바꿀 정도는 아니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대전 서구 관저동 관저더샵 전용면적 84㎡ 19층은 지난달 24일 4억 6000만원에 매매가 이뤄졌다.

지난달 6일 같은 전용면적 3층이 4억 1000만원에 손바뀜된 것과 비교하면 한달만에 약 5000만원이 올랐다.

같은 평형대 최고가는 2021년 8월 16층 물건이 7억 1900만원에 팔린 바 있다.

대전 집값 풍향계인 도안신도시 일대 아파트들도 최고가 대비 반토막 난 급매 물건들이 조금씩 소진되고 있다.

유성구 상대동 도안신도시 5블록 트리풀시티 전용 84㎡는 지난 9일 3억 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이 평형대가 3억 6000만원대에 팔린 건 2015년 10월이 마지막으로 최고가인 9억원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가격에 거래가 성사됐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 같은 상승 거래는 정부 규제 완화로 인해 급매물 소진 속도가 빨라졌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고점 대비 반값에 나왔고 바닥론이 슬슬 퍼지면서 지금 아니면 살 수 없는 가격이라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아직 거래량은 많지 않다는 점에서 바닥 다지기가 이르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L자형 횡보에서 V자형 반등을 위해선 거래량이 뒷받쳐 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처럼 매매시장에서는 국지적인 급매 소진으로 시장 회복세가 보이고 있는 반면 분양 시장은 1분기 0건의 공급율을 보이면서 신축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거세지고 있다.

매매시장과 달리 분양시장은 규제완화에도 불구하고 분양가 상승, 미분양 등의 여러 리스크로 공급자들이 분양에 적극 나서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시행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대전 신축 아파트 분양이 해를 넘기고 이월된 것은 행정절차 지연에 따른 문제지만 여기에 더해 미분양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분양 일정이 계속 연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전은 수요대비 여전히 공급이 적은 곳으로 올해 분양 물량의 70~80%가 시장 영향을 많이 받는 민간영역에서 공급이 이뤄져 지자체 차원에서 적정 공급물량이 적기에 공급될 수 있도록 조절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재호 목원대 부동산금융보험융합학과 교수는 "매년 대전 입주 물량이 널뛰기를 하다 보니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으로 시장 가격의 불확실성이 크다"며 "특히 지난해 연말에도 대규모 단지들이 비슷한 시기 몰려 분양에 나서다 보니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자체 차원에서도 적시 공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역할을 확실하게 잡아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 관계자는 "미분양이 많다 보니 사업승인을 받고도 분양을 못하고 있는 곳이 23개 단지(임대 포함) 1377세대에 이른다"며 "공공분양일 경우 LH나 대전도시공사에서 분양을 개시할 수 있지만 민간영역은 경제적 논리 때문에 강제적으로 분양시킬 방도도 없다. 3개월째 분양이 없는 것은 공급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관에서 적극 개입할 수 있는 한계가 있어 답답하다"고 말했다.  <끝>

박현석 기자=standon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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