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72만 2361명 타지역 이동
2021년 69만명, 꾸준히 증가
수도권行 이직자 15만 6616명
전체의 21%…충남, 전국 최다
산업 특성·문화적 요인 등 작용
지역기업 숙련근로자 없어 난색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충청권 경력직 근로자들이 줄줄이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기면서, 지역 숙련근로자 이탈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해 서울·경기·인천 등으로 이직한 충청권 경력직 근로자가 15만명에 달하는 등 지역경제의 허리가 흔들리고 있다.
26일 한국고용정보원 고용행정통계의 ‘월별 경력직 노동력 이동현황’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충청권 경력이동자 수는 총 72만 2361명이다.
지역별로는 △대전 18만 4582명 △세종 3만 9313명 △충남 28만 422명 △충북 21만 8044명 등이다.
지역 경력이동자는 2019년 63만 540명에서 2020년 64만 6320명, 2021년 69만 8361명으로 꾸준한 증가세다. 특히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수도권으로 직장을 옮긴 지역 경력직 근로자는 지난해 15만 6616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이직자의 21%에 달하는 수치다.
수도권에서 수도권으로 이직한 경우를 제외하면 전국 14개 시·도 중 충남(6만 4626명) 경력직 근로자의 수도권 이직이 가장 많은 상황. 충북(4만 4898명)과 대전(3만 8275명)도 수도권 이직이 잦은 상위 도시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수도권과 거리가 먼 제주, 전라권은 비교적 경력직 유출이 적은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과 근접한 지리적 요인이 오히려 충청권 경력직 근로자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풀이된다.
숙련근로자가 절실한 지역 기업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대전 한 중견기업 관계자는 "전기 등 기술직은 생산직에 비해 오래 일하는 편이지만, 전반적으로 경력 이직이 꽤 잦다"며 "젊은 직원들의 퇴사와 이직으로 장기근속률이 점점 낮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지역 경력직 근로자들의 수도권 이탈에는 산업 특성과 지리적, 문화적 원인이 있다며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김양중 충남연구원 경제·산업연구실 연구위원은 "충남의 경우 주로 대기업 중심 제조업 기반 경제 구조를 갖고 있어 생산직 일자리가 많은데, 업종 특성상 초임 여건은 좋지만 연차가 쌓일수록 정체되는 면이 있어 임금이 적더라도 꿈을 펼칠 수 있는 직업군으로의 이직이 많다"며 "또 제조업이 많은 지역은 놀거리가 적어서 젊은층이 수도권 이직을 선택하는데 문화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천안은 지하철을 타고 수도권 출퇴근이 가능할뿐더러 판교테크노벨리 등은 청년들이 선호하는 지식산업 관련 일자리가 많은 점도 지역을 떠나는데 큰 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남 북부권인 천안 등에 청년들을 위한 문화시설, 모임공간 장소 등 지역에서 즐길거리를 만드는 한편 청년들이 선호하는 산업군을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