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9세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
25.1로 세대 중 가장 높아…고통 커
교통, 음식·숙박 등 물가 상승 원인
대출 금리 상승해 이자 부담도 커져
취업문 마저 좁아져 청년 수난시대
[충청투데이 권혁조 기자] 국가·지역 경제의 뼈대로 성장해야 할 청년층이 경기침체 장기화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이 최근 발표한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를 보면 올해 상반기 기준 청년층(15~29세)의 체감경제 고통지수는 25.1이다. 이어 60~69세 16.1, 30~39세 14.4, 50~59세 13.3, 40~49세 12.5 순으로 조사됐다. 세대별 체감경제고통지수란 연령대별 체감 실업률과 물가 상승률을 합산해 느끼는 경제적 고통을 수치화한 것으로 청년층의 체감 경기가 전 연령층 중 가장 어렵다고 조사됐다.
청년층의 소비 지출 비중이 높은 교통(11.7%), 음식·숙박(7.3%), 식료품·음료(5.9%) 등의 물가 상승이 청년층의 체감 경기를 악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올해 1~10월까지 충청권 지역별 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대전 4.9% △세종 5.4% △충북 5.6% △충남 5.8%로 집계됐다. 이 중 144개 생필품을 대상으로 조사하는 생활물가 상승률은 △대전 6.1% △세종 6.4% △충북 6.4% 충남 6.6%로 나타났다. 역대급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생활물가 상승은 상대적으로 소득이 적은 대학생, 취업 준비생, 사회 초년생의 생활비 상승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던 셈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한 것도 청년층의 재무 건전성을 악화, 이자 부담까지 가중시키고 있다.
한국은행의 ‘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금리(잔액 기준)는 1월 3.09%에서 지난 9월 3.98%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500만원 이하 소액대출 금리는 4.85%→ 5.78%, 신용대출은 3.89%→ 5.29%로 올랐다.
청년층의 경우 자산·경력이 부족해 시중은행의 1금융권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 청년들 중 상당수는 △저축은행 13.48% △신협(일반대출) 5.43% △상호금융(농협) 4.88% △새마을금고 5.34% 등 비은행금융기관의 높은 이자를 감수할 수 밖에 없다. 경기침체 여파에 좁아진 취업문도 청년층의 체감 경기를 악화시키고 있다.
청년층이 선호하는 관리자, 전문가, 공공기관 등의 일자리가 대졸 구직자 증가 속도에 못 미치는 노동시장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고 있는 탓이 크다.
전경련 관계자는 "최근 4년간 고학력 일자리는 125만개 수준으로 전체 대졸자 규모의 57%에 그쳤다"며 "전공과 무관하게 취업하는 청년 비중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청년들의 취업 기회가 위축되고 있다. 3고 상황에서 청년층이 취약계층으로 전락하지 않는 정부와 지자체의 대책이 시급하다"고 말했다.권혁조 기자 oldboy@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