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민 경제 전망에 한숨
한은 기준금리 0.25%p↑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
2.1%→1.7% 하향 조정
충청 여신 전년比 6.9%↑
기업대출 잔액도 16.2%↑
가계대출 중 주담대 비중커
3高에 이자 부담 ‘눈덩이’
금융 취약차주 지원책 절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3고(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어려움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내년은 더 어려울 거라고 하니 새해 희망은커녕 겁부터 나네요."

내년 경기가 올해보다 더 암울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충청지역민들이 난색을 금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 7차례 기준금리 인상에도 물가는 잡히지 않고, 코로나19(이하 코로나) 사태 이후 빚을 쌓아간 지역 대출차주들의 시름만 깊어지는 상황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24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존 연 3.0%이던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끌어올린 3.25%로 인상했다.

지난달 ‘빅 스텝(한 번에 기준금리를 0.50%p 인상)’에 이어 ‘베이비 스텝(한 번에 0.25%p 인상)’을 단행한 것.

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의 성장률이 낮아지겠지만 물가가 목표 수준을 크게 상회하는 높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당분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은은 이번 기준금리 인상과 함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1%에서 1.7%로 하향 조정했다. 2%에 미치지 못하는 경제성장률은 1980년 2차 오일쇼크와 1998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코로나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대외적인 수출 둔화가 지속되는 가운데 여전히 높은 물가 오름세로 내수 경제 침체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 등 복합적인 경제 위기에 따른 고충은 오롯이 지역민들이 감당해야 할 몫으로 남겨졌다. 특히 코로나 사태를 지나면서 지역 대출 규모가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자 상환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고 있다.

최근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발표한 ‘2022년 9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보면, 9월 말 기준 대전·세종·충남 여신 잔액은 164조 1477억원이다. 1년 전 같은 달보다 6.9% 늘어난 수치다.

기업대출 잔액은 83조 5018억원으로 전년동월대비 16.2% 증가했다. 가계대출의 경우 74조 159억원이다. 그중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39조 5715억원으로 나타났다. 주담대가 1년 전보다 3.1% 늘어난 가운데 ‘영끌’해 집을 산 시민들은 갚아야 할 월 이자만 한 달 월급 수준으로 늘어났다는 호소를 내놓고 있다.

앞서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p 인상되면 가계대출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이 평균 16만 4000여 원 증가한다고 예측했다. 지난해 8월부터 지금까지 기준금리가 2.75%p 올라, 인당 연 이자가 180만 4000원씩 늘어나는 셈이다. 지역 경제계 일각에서는 내년에도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금융 취약차주들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선제적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조복현 한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가 잡혔다는 판단이 되기 전까지 금리 인상이 불가피하고 내년 미국 금리 정책 등 대외적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취약차주가 대출 원금이나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면 은행과 증권사, 금융시장·산업에 모두 영향이 가게 돼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등은 대책을 미리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모니터링 과정에서 취약차주가 일시 부실화 가능성이 있다면 채무조정, 대환대출 등의 정책으로 갑작스러운 금융시장 충격을 막아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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