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권 심판론 vs 정권 안정론’ 호소 요란
북적이던 유세차·선거운동원들 안보여
묻지마 정당 투표·진영 대결 고착 우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충북 증평군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증평읍 제2사전투표소에서 육군 37사단 장병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4.4.5 사진=연합뉴스.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5일 충북 증평군청 대회의실에 마련된 증평읍 제2사전투표소에서 육군 37사단 장병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2024.4.5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김동진 기자] 4·10 총선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으나 충북지역 선거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이번 선거가 진영 대결에 함몰된 정당 대결 구도로 진행되면서 후보들이 실종돼 유권자들의 무관심이 팽배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각 정당 후보들도 이같은 분위기에 편승, 인물·공약을 앞세운 선거운동보다는 정당 지지를 호소하는 데 주력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정권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만 요란할 뿐, 지역발전을 위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공약은 눈에 띄지 않는다.

역대 선거에서 공식선거운동기간 동안 주요 교차로나 다중이용시설 주변, 아파트단지 등 주택 밀집지역마다 북적이던 유세차나 선거운동원들도 이번 선거에선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그나마 중앙당 지도부들이 충북지역을 방문할 때나 지지자들이 모여 선거운동기간이란 걸 겨우 실감할 정도라는 게 유권자들의 대체적인 정서다.

충북지역 8개 국회의원 의석 중 절반인 4석을 차지하고 있는 청주지역의 경우 더불어민주당이나 국민의힘 등 양 당의 현역의원이 공천에서 모두 탈락,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후보들만 나선 것도 선거 열기를 끌어올리지 못하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여기에 양 당 모두 공천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적지 않아 지지층이 결집되지 못하는 여파도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청주지역 한 선거구 유권자 A씨는 "지역구에 출마한 후보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며 "어느 정당 후보라는 사실만 알 뿐, 그들이 지역발전을 위해 내놓은 공약들도 잘 모른다"고 말했다.

다른 선거구 유권자 B씨도 "우리 선거구에 출마한 후보들이 지역과 어떤 연고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이번 선거처럼 정당만 보이고 후보들은 보이지 않는 선거는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선거분위기는 결국 후보들에 대한 도덕성·자질·능력 등 인물 검증은 물론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공약에 대한 판단을 차단, ‘묻지마 정당 투표’로 귀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이러한 선거 결과는 역대 어느 때보다 치열하고 강경한 정쟁만 난무하는 국회 구성을 초래, 사회적 분열과 갈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배경이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한 책임에서 유권자들도 자유로울 수 없는 만큼 정치적 성향을 초월, 후보들에 대한 면밀한 판단과 검증을 통해 지혜로운 선택으로 정치권에 경종을 울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진 선임기자 ccj17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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