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 시작된 2021년 11월 이후
가계 대출 마이너스 흐름 이어지지만
쌓인 빚 상환 어려운 탓… 연체율 급증
올해 2월 기준 中企 대출 연체율 심각
대전·충북 30개월·33개월 만 ‘최고치’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금리 인상기를 지나면서 서둘러 빚부터 갚는 지역민과 대출 상환조차 어려운 영세 소상공인·중소기업 등이 극명히 나뉜 모양새다.
한국은행 대전세종충남본부가 매월 공개하는 지역 금융기관 여수신 동향을 분석한 결과, 대전·세종·충남 가계대출은 금리 인상기 동안 감소세가 지속돼 왔다.
가장 최근 조사 자료인 3월 중 대전·세종·충남지역 금융기관 여신은 -193억원으로 전달보다 감소폭이 축소했지만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
차입주체별로는 기업대출 증가폭이 다소 커졌고 가계대출은 감소폭이 확대됐다.
특히 가계대출 감소세가 확연하다.
3월 지역 가계대출 잔액은 총 72조 439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4% 줄었다.
주택담보대출도 3월 -639억원으로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지역별 3월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대전 -6.0% ⟁세종 -0.9% ⟁충남 -0.1% 등 전년 동기 대비 전부 감소했다.
본격적으로 금리 인상기가 시작된 2021년 말부터 지역 가계대출 변천사를 살펴보면 내림세가 확연히 보인다.
대체로 증가 추세를 보이던 지역 가계대출은 20개월 만에 제로금리에서 벗어난 2021년 11월 이후 계속 마이너스 흐름이다.
2021년 12월 지역 가계대출은 -104억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줄었다.
2022년 1월 또다시 기준금리가 0.25%p 올라 1.25%로 인상되자 그해 2월 지역 가계대출은 -5028억원으로 감소폭이 크게 확대됐다.
이후 7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지나며 지역 가계대출은 매달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렇듯 금리 인상기 대출이자 부담을 줄이기 위한 가계대출 감소세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그간 쌓인 빚을 상환하기 어렵다는 SOS가 나온다.
최근 충청권 예금은행 가계·기업대출 연체율은 눈에 띄게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3월 기준 충청권 가계대출 연체율은 전년 동월 대비 ⟁대전 0.13%→0.23% ⟁세종 0.07%→0.14% ⟁충남 0.12%→0.17% ⟁충북 0.09%→0.16% 등으로 모두 급증했다.
특히 경기 침체로 저매출, 고금리·고임금 상황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이 심상치 않다.
지난 2월 대전(0.73%)과 충북(0.27%)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각각 30개월, 33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한 지역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1년 가까이 고금리가 이어지는데 코로나19 이후 매출은 줄고 갚을 이자만 늘어나 버는 족족 빚 갚는데 쓰는 상황”이라며 “당장 공장 가동을 멈출 수는 없으니 시설유지비며 인건비를 충당하려고 대출을 받아야 해서 빚이 빚을 낳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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