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된 전기요금 또 오를까 걱정
배달플랫폼 지출 23% 차지하지만
소비자물가 조사 ‘배달비’ 항목 無
"지표·체감물가 간극 키워 " 지적도

[충청투데이 한유영 기자] #1 대전 서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53)는 더위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전기요금 걱정이 커졌다. 15평 남짓한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있지만 지난달 전기요금은 벌써 30만원. 지난해 무더위로 냉방기를 계속 가동했던 8월에도 전기요금은 40만원 정도가 나왔었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한여름 수준까지 올라온 전기요금에 올해 ‘냉방비 폭탄’은 예고된 일이라고 토로했다.

#2 배달 전문점을 운영하는 B(32)씨는 매출의 약 17%가 배달비로 나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매출은 회복세로 돌아서고 있지만 높은 배달비는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역 소상공인들은 대출 이자 부담이 큰 상황에서 공공요금 인상과 높은 배달 비용 등에서 고물가를 체감하고 있었다.

손님이 없는 시간에도 매장 운영 시간 동안 냉방기를 계속켜 둘 수 밖에 없는 소상공인들은 최근 수차례 인상된 전기요금 부담을 최근 들어 더욱 크게 느끼고 있다.

올해 2분기 전기요금은 이미 ㎾h(킬로와트시)당 8원 올랐지만 한달 뒤 3분기 요금 조정 절차가 또 남아있어 공공요금 추가 인상 불안을 키우고 있다.

대전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A씨(53)는 “카페에서 빵을 만드는데 필요한 계란·설탕·밀가루 등의 재료 가격, 또 박스 등 포장 가격만 올해 10% 정도 올랐다”며 “전기요금은 지난해 여름에 나왔던 요금이 이미 지금 나오고 있어 물가가 어느 때 보다 높다고 생각했는데, 통계청이 발표한 것처럼 정말 물가가 떨어지고 있는지 체감이 안된다”고 말했다.

전기·가스요금, 원자재 가격은 지표 상으로도 물가 상승이 확인되는 부분이지만 지역 소상공인들이 느끼는 부담은 수치보다 더욱 큰 상황이다.

특히 소비자물자 조사에 포함되지 않는 배달 비용 문제를 토로하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도 나왔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소상공인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월 평균 매출액의 23.4%가 배달플랫폼에 지출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소상공인 중 75.9%는 현재 배달비가 비싼 수준이라고 응답했다.

지난 몇 년사이 배달 서비스 이용이 급증했지만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에는 배달 요금 항목이 없다. 소비자들도 배달비용의 부담을 느끼고 있지만 민간배달앱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소상공인 역시 수수료 압박을 크게 받고 있는 상황이다.

배달비 부담이 높아지면 체감 물가도 상승하지만 배달비 항목이 물가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탓에 지표물가와 체감물가의 간극이 더욱 벌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통계청은 “소비자물가지수에 배달비를 별도로 작성해 공표하는 등 물가지수 개편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 = 배달 오토바이. 연합뉴스
사진 = 배달 오토바이. 연합뉴스

한유영 기자 yyh@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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