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DSR 우회 수단… 가계대출 증가 원인 지목
금융당국, 34세 미만으로 연령 제한 검토
일부 40~50대 "소득 보고 대출해줘야"
지역 금융권 "수요자 급격히 줄 것" 지적
지역 경제계 "청년 배려한 세부 설계 必"

한 은행에서 시민이 대출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 은행에서 시민이 대출창구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충청투데이 서유빈 기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이 가계대출 증가의 주범으로 지목되면서 연령 제한 등의 개편 가능성이 나오자 지역에서도 설왕설래가 오가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16일 ‘수출금융 종합지원 방안’ 간담회 이후 "4월부터 주담대가 증가하고 있는데 (초장기 만기 주담대가) 어떤 연령대에서 어떤 목적으로 쓰고 있는지 종합적으로 본 뒤 어느 정도까지 용인할지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가계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가운데 50년 만기 등의 초장기 주담대가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 우회 수단으로 활용된다는 지적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금융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를 만 34세 미만으로 연령을 제한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일부 40~50대 사이에서는 연령 제한에 대한 불만이 나온다.

대전에 거주하는 A(45) 씨는 "연령 제한보다는 갚을 능력이 되는지에 초점을 맞춰 소득 수준을 기준으로 대출을 내줘야 한다"며 "나이 기준이 안 된다는 이유로 더 좋은 혜택의 대출을 받지 못하면 억울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역 금융권에서는 만 34세 이하의 주택 구매 수요가 적어 실효성이 떨어진단 의견도 있다.

지역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통상 주택 구입을 하는 시점이 결혼 적령기 혹은 이후인데 요즘 신혼부부가 30대 중후반이 대다수인 점을 감안하면 만34세 연령 제한은 시대적인 상황에 맞지 않는다"며 "만34세로 50년 만기 주담대 연령을 제한하면 수요자가 급격히 줄어들 거라고 예상한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50년 만기 대출은 연간 소득 대비 원리금 감당 능력을 보는 DSR 규제를 비껴갈 수 있어 ‘빚투, 영끌’ 등 가계 빚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적잖은 실정.

지역 경제계에서는 50년 만기 주담대가 가계부채 증식을 부추긴다면서 연령 제한을 둔다면 청년층을 배려하는 세부 설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세은 충남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직장 다니는 동안 돈을 벌어서 대출을 갚는 개념이라고 하면 보통 20년이 적절한데 50년 대출 상품을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대출 확장 정책에 불과하다"며 "가계대출이 늘면 오히려 전셋값이 올라가기 때문에 정부가 대출을 완화해 줄 게 아니라 거꾸로 다주택자들이 집을 팔게하는 등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층의 경우 기대 소득 수준이 많기 때문에 DSR 규제는 지켜지는 하에 무주택자, 실주거 등의 우회 조건을 둬서 50년 만기 대출을 설계하는 것이 맞다"고 덧붙였다.

서유빈 기자 syb@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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