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어제 국무회의에서 세월호특별법, 정부조직법, 유병언법 등 이른바 '세월호 3법'을 의결했다. 이제야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과 보상·배상, 국민 안전을 위한 정부조직개편, 범죄자 재산 환수 등에 대한 법제화 조치가 마무리된 셈이다. 참사 발생 7개월 만에 '안전 대한민국'을 향한 첫 발걸음을 내디디게 됐다. 정부조직 개편의 핵심은 총리 소속 정원 1만명의 거대조직인 국민안전처가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로서 오늘 출범한다는 점이다. '중앙소방본부'와 '해양경비안전본부', 안전행정부의 안전관리 기능과 소방방재청의 방재 기능을 ...
지난 10일 한중 양국은 FTA 협정을 체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이번에 합의한 한중 FTA가 국회 비준을 받으면 한국은 미국, EU, 중국, ASEAN 등 세계 4대 경제권 모두와 FTA를 체결하는 유일한 국가가 된다. 즉 명실상부한 FTA HUB 국가가 되는 것이다. 한중 FTA 체결로 한국의 경제영토는 GDP 기준으로 전세계의 73.2%에 달해 칠레, 페루에 이어 세계 3위로 부상하게 됐다. 이는 한국이 다른 어느 국가보다도 유리한 교역환경을 구축했다는 의미다. 이로 인해 중국의 대한 투자 증대가 기대된다. 나아가 미국,...
사이언스콤플렉스 최종 사업자 선정을 위한 추가 사업계획서 접수 결과 예상대로 신세계와 롯데쇼핑의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됐다. 대전시는 어제 추가 사업계획서 접수를 마감하고 우선사업대상자 선정을 위한 절차에 들어갔다. 시는 우선사업대상자가 결정되면 연내에 실시협약을 체결하고, 내년 8월 착공에 들어가 2018년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일정대로 사이언스콤플렉스 조성사업이 순탄하게 추진될지 주목된다. 엑스포과학공원 4만 7000여㎡에 들어설 사이언스콤플렉스는 2500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다. 과학도서관, 테크숍, 창...
얼마 전 신문에서 대학생 의식조사결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신하는 집단 1위로 정치인이 꼽혔다는 기사를 접했다. 우리 국민들은 인터넷이나 SNS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끊임없이 정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정치인들 또한 국민들이 어떠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스웨덴의 정치인 구닐라 칼슨은 정치발전을 위해 일반 다수 국민의 정치참여에 대한 중요성을 지적하는 말로 "정치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보통의 시민이 참여하는 보통의 일이다"라고 했다. 일반 유권...
페이스북에서 화제가 된 '여자애처럼(like a girl)'이란 동영상이 있다. 처음엔 20~30대 여성들에게 '여자애처럼 뛰어봐, 싸워봐, 공을 던져봐'란 주문을 던지자 그들은 매우 소심하고 소극적인 액션을 보여준다. 반면 열 살쯤 여자아이에게 이 주문을 던지자 얼굴을 찌푸리고 온 힘을 다해 힘껏 뛰고 던진다. "여자애처럼 달려라"를 어떻게 받아들였나를 묻자 아이들은 "가능한 빨리요"로 답했다. 이 동영상이 보여주고자 하는 메시지는 '여성성이란 타고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의 암묵적 요구에 의해 자라면서 형성된다는 것'이다. 지...
초록이 지쳐 단풍든다는 가을의 끝에 서 있다. 엊그제는 겨울을 재촉하는 비까지 내렸다. 이렇듯 계절은 늘 내 발걸음보다 앞서 가곤 한다. 올해도 표표히 자신의 뒷모습을 남기고 떠나는 가을을 무심히 바라본다. 필자는 한 계절이 가고 또 한 계절이 오는 경계에 서서 지나간 시공(時空)을 떠올려 본다. 기실(其實) 사물의 의미는 실제 사물로 존재하는 지시물일 수도 있으며, 우리의 마음속에 형상화된 추상적 개념체일 수도 있다. 전자의 경우는 누구에게나 공통적으로 기억되는 청각 영상이고 후자의 경우는 심리적 영상이다. 그런데 필자가 엄...
흔히 ‘죽자 살자 대든다’고 하고 ‘너 죽고 나 죽자’ 하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서로 세차게 다그쳐 몰아붙이기도 한다. 그렇지만 우리는 생(生)이 먼저이고 시간 지나 나중에야 모두 생을 마감한다. 그렇지만 그래서도 안 되며 우선 같이 살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때론 자신과도 속앓이 싸움을 하게 된다. 돌이켜 보면 죽고 사는 문제일 것 같았던 일들이 단순 해프닝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 근심과 걱정거리 대부분이 일어나지 않을 일이며 또한 별일도 아니고, 나머지 아주 작은 부분은 내가 어찌할 수 있는 일이라...
대전·충남 최대 입법 현안인 '도청이전을 위한 도시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도청이전특별법) 개정안'이 엊그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 이변이 없는 한 연내 법안 통과 가능성이 커졌다. 첫 발의 이후 실로 2년 3개월만이다. 그간 관련 법안의 처리 전망이 불투명했던 터라 일단은 한숨을 돌린 형국이다. 상임위 전체회의, 법사위 법안심사소위 등을 거쳐 국회 본회의 입법 처리는 물론 후속조치에도 면밀하게 대처해야 할 때다. 법안의 골자는 종전 도청사 및 부지만을 국가가 매입하는 것으로 돼있다. 겉으로만 보면 충...
충남 태안의 어민들에게 2007년 겨울은 너무도 혹독하고 추운 겨울이었다. 이 해 12월 7일 오전 7시경 충남 태안군 만리포 해수욕장 북서방 5마일 해상에서 홍콩 선적 유조선 허베이 스피리트호사고로 다량의 원유가 유출돼 태안 앞 청정바다는 한순간에 검은빛으로 변했다. 바다를 터전삼아 삶을 영위해온 어민들에게는 청천 벽력같은 재앙이 아닐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 국민들은 유류오염 피해로 인해 온갖 시련과 역경을 겪고 있는 피해어민들을 결코 남의 일처럼 수수방관하지 않았다. 위대한 대한민국 국민들은 IMF금융위기로 우리나라가 어...
살면서 때론 당연한 듯이 여기는 질문을 받고 당혹해 할 때가 있다. 이를테면 '너 왜 사니?' 라고 묻는 것도 그렇다. 필요한 질문이긴 하지만 갑자기 이런 질문을 받고 순발력 있게 답하지 못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만만한 상대라면 '그럼, 너는 왜 사니?'라는 역질문으로 웃고 넘길 수도 있겠지만, 상대가 어려운 사람이라면 성실하고도 조리 있게 답변을 해야 하니 말이다. 공공 공연장에서 일하는 필자는 가끔 '공연을 고르는 기준이 뭐냐?', '왜 적자가 나는 공연을 하느냐?'는 질문을 받는다. 이 직업으로 밥먹고 사는 ...
'가을비는 장인 구레나룻 밑에서도 피한다' 라는 속담이 있다. 가을비는 그만큼 오는 비의 양이 적다는 뜻이다. 지난달 전국 강수량은 118㎜로 평년대비 224%, 1973년 이후 최고 3위를 기록해 가을치고는 매우 강한비가 내렸다. 올 여름에는 장마철에 비가 많이 오지 않아 '마른장마'라고 했는데, 가을에는 반대로 평소보다 비가 많이 내린 것이다. 최근에는 폭우, 폭염, 한파 등 기상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재난이 대형화·다양화되고 있다. 도시지역은 국지성 호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빗물이 스며들지 않는 불투수 면적 증가,...
4대강은 여전히 사람들의 주요 관심사 가운데 하나다. 많은 언론에서 문제의식을 가지고 집중적인 취재와 보도를 계속해 온 덕분일까. 필자도 출근과 동시에 4대강 관련 뉴스를 확인, 검색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지 오래다. 4대강과 관련한 최근의 핫 이슈는 큰빗이끼벌레다. 며칠 전 이 벌레와 관련한 중요한 기사가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큰빗이끼벌레는 혐오감을 느낄 만큼 외형이 특이하다. 괴물이라는 별명까지 생길 정도의 특이성 때문인지 엄청난 수의 기사를 단기간에 쏟아내기 일쑤다. 물론 대부분의 기사는 "해롭다. 유해하다"는데 ...
충남도 출연기관의 경영평가 결과 충남 테크노파크(TP), 충남경제진흥원, 충남신용보증재단 등이 낙제점을 받았다. 지방공기업의 경영상 문제점은 한둘 아니다. 방만한 경영과 부실한 인사 관리, 과도한 급여 및 복지 체계 등이 총체적으로 얽혀 있다. 경영정상화를 위한 지자체 차원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일부 지방공기업의 경우 사정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지난 9월 경영실적을 평가한 결과 충남 TP는 ‘C등급’을 받았다. 적자폭도 2012년 4억 700만원, 지난해 4억 8400만원을...
취업시즌이 돌아왔다. 물론 취업의 시즌은 없다고도 한다. 그러나 통상 대기업과 공기업 공채가 주를 이루는 시기를 우리는 그렇게 말한다. 최근 취업포털사이트 잡코리아에 따르면, 대기업 110개사의 대졸 공채규모가 전년 대비 7.1% 감소했다고 한다. 갑작스럽게 추워진 날씨만큼이나 채용시장은 움츠러들었다. 중소기업의 채용규모도 당연히 줄어들 것이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지금 지식경제시대를 살고 있다. 그러나 모든 영역에서 그것을 받아들이고 변화를 모색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패러다임을 전환한다고 하는 것은 생각하...
현재까지 많은 나라들이 그 나라의 수도가 발전하면서 과도한 집중으로 인한 불균형 발전,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행정수도를 이전한 사례가 많이 있다. 그 중 대표적으로는 미국의 워싱턴DC, 캐나다의 오타와, 브라질의 브라질리아, 호주의 캔버라 등이며, 이번에 세종시의회에서 3박 5일의 일정으로 첫 국외연수로 다녀온 말레이시아의 푸트라자야가 있다.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건설되는 세종시의 모델이기도 한 푸트라자야는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를 말레이시아의 경제와 금융 수도로서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1981년부터 ...
한국인의 행복지수와 삶의 만족도는 왜 이리 낮을까. 우리나라 성인들의 행복지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최하위권이라는 조사 결과는 이미 여러 차례 발표돼 익숙하지만 최근에는 아동과 청소년의 삶의 만족도 역시 처참한 수준을 보여 충격파를 안겼다. 보건복지부가 전국 18세 미만 아동을 양육하는 4007가구를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아동종합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아동의 '삶의 만족도'는 100점 만점에 60.3점으로 OECD 34개 회원국 중 최하위를 기록했다. 삶의 만족도는 아동이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삶의 질...
전망이나 풍광이 좋은 명소나 이런저런 스토리텔링이 있는 관광지 등에는 대부분 사랑의 자물쇠라는 이름의 철망 구조물이 자리 잡고 있다. 통행이 빈번한 위치에 적지 않은 크기의 각양각색 철조망, 철망을 설치하고 온갖 종류의 열쇠를 걸어놓는다. 물론 나름의 사연을 적은 쪽지와 함께. 10대, 20대 청춘들이 그들의 사랑이 영원하기를 바라는 일종의 언약행위인데 이제는 자물쇠가 너무 많아 미관은 물론 안전을 위협하는 애물단지가 되어가고 있다. 몇 개 달리지 않았을 때는 밋밋한 외관을 장식하는 조형물의 기능도 있겠지만 일정 수량을 넘으면...
부탄과 한국은 ‘경제와 행복’이라는 관점에서 극명하게 비교된다. 부탄을 보면 현재 한국의 자화상을 성찰하게 된다. 부탄은 인구 72만명인 소국으로 세계에서 ‘행복의 나라’로 통한다. 2011년 유럽 신경제 재단(NEF)이 발표한 국가행복조사에서 143개국 중 1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에서 부탄 국민 100명 중 97명은 ‘나는 행복하다’고 답했다. 부탄은 1972년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 당시 국왕이 ‘국민총행복(GNH)’ 개념을 제안하면서 행복 중심의 경제 발전을 추구했다. 유엔이 2012년 ‘세계 행복의 날’을 지정한 것 보...
▶어둠이 채 걷히지 않은 시간에 아들은 학교를 향했다. 그리고 어둠이 먹물처럼 사위(四圍)를 감쌀 때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3년의 세월이 흘렀다. 어둠에서 출발해 어둠으로 귀휴하는 그 길이 얼마나 외로웠을까마는, 난 단 한 번도 자식의 안녕에 대해 묻지 않았다. 인생에 대해서도 말을 섞지 않았다. 궁금했으나 묻지 않았고, 말하고 싶었으나 침묵했다. 난 항상 바빴고, 바쁘다는 핑계를 댔다. 간혹 궁금하고, 묻고 싶고, 말하고 싶을 땐 여지없이 취해있었다. 그래서 또 침묵했다. 어쩌면 부모와 자식 사이에 흐르는 '의도된 부침(...
1377년 간행된 직지는 세계최초의 금속활자 인쇄본으로 그 문화적, 역사적 가치는 필설로 형용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발견된 하권 한 권만이 파리 프랑스 국립도서관 동양문헌실에 수장되어 있다. 프랑스에서도 그 가치를 인정하여 보존에 극도의 세심함을 보이고 있다. 출간된 우리나라를 떠나 이역만리에 보관된 저간의 상황이 우리 근현대사의 굴곡과 부침을 말해주고 있다. 그동안 숱하게 많은 제보가 들어와 검증결과 모두 영인본, 복사본으로 판명되었는데 이번에는 진본이라는 심증이 높다하니 크게 기대할 만하다. 충북에 거주하는 승려 한분이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