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춘추] 이경주 대전시 서구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얼마 전 신문에서 대학생 의식조사결과 우리 사회에서 가장 불신하는 집단 1위로 정치인이 꼽혔다는 기사를 접했다. 우리 국민들은 인터넷이나 SNS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끊임없이 정치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고, 정치인들 또한 국민들이 어떠한 불만을 가지고 있는지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

스웨덴의 정치인 구닐라 칼슨은 정치발전을 위해 일반 다수 국민의 정치참여에 대한 중요성을 지적하는 말로 "정치는 특별한 사람이 하는 특별한 일이 아니라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보통의 시민이 참여하는 보통의 일이다"라고 했다.

일반 유권자가 정치에 참여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물론 근래에 가장 활성화된 인터넷 등 온라인을 활용해 의견을 표현하는 것도 참여의 한 방식일 것이다. 그러나 단순한 비판의견을 내거나 불만을 토로하는 것 외에 좀 더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정치참여가 있어야 원활하게 국민의 의견이 반영되고 정치가 변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민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가장 직접적이고 대표적인 방법으로 투표가 있다. 그러나 투표는 재·보궐선거를 제외하고는 4년 또는 5년을 주기로 실시되므로 일회적이며 단절적이라는 제약이 있고 잘못된 선택을 할 경우 그로 인한 후회를 몇 년 동안 해야 할 수도 있으며 당선된 후에는 국민이 정치인을 컨트롤 할 방법이 딱히 없다는 한계가 있다.

투표 외에 정당 가입을 통해 적극적인 당원 활동을 하는 방법으로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당원 활동을 통해 정당이 국민의 요구를 대변하고, 그에 대해 책임지도록 유도할 수 있지만 일반 유권자가 그러한 방식으로 참여해 정당과 정치문화를 변화시킨다는 것은 우리나라 정치현실을 감안했을 때 실현 가능성이 얼마나 될 것인지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렇다면 정치후원금 기부를 통해 정치에 참여해 보는 것은 어떠할까? 물론 요즘처럼 정당·정치인이 심각한 불신의 대상이 돼버린 현실에서 그들에게 후원금을 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후원금은 잘해서 주는 국민들의 격려금이 아니라 잘 하라는 채찍의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 정치인에게 후원금을 낸다는 것은 단순히 그를 지지하는 데 그치는 소극적 행위가 아니라 정치활동비를 지원해주는 국민들을 대변하도록 하는 적극적 유인책이다. 우리 모두가 관심을 가지고 정치후원금을 기부한다면 다수의 보통사람을 위한 정치실현이 조금 더 가까워지리라고 생각한다. 정치후원금 기부로 우리정치에 조용한 변화를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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