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치에 대한 환멸과 평가절하 바로 곁에는 정치인, 정치권을 향한 드높은 호기심이 공존한다. 논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 모순된 이율배반은 지금 한국정치의 현주소와 수준을 요약하고 있다. 사회발전 추세와 수준향상에 비하여 답보 내지 퇴화조짐을 보이는 정치권을 향한 가차 없는 폄하와 무시와 더불어 개별 정치인의 행보와 동향을 전망하고 나름의 판단을 내리는 우리 국민들은 정치평론가 버금가는 안목과 대안제시 능력을 갖춘 셈이다. 그런 의미에서 느닷없이 과열된 19대 대통령 후보관련 논란은 이런 유별난 정치문화와 국민관심이 결합...
▶“오! 커피…. 수천 번의 키스보다 매혹적이고 달콤해. 악마처럼 검고 지옥처럼 뜨거우며 사랑처럼 달콤하구나.” 1980년대 어느 음악다방 뮤직 박스에서 디스크자키가 LP(Long Play)판을 틀어주고 있다. 무스를 잔뜩 발라 앞가르마를 내고 도끼 빗을 뒤에 꽂은 허리케인 박이다. 1분에 33번 회전하는 직경 12인치(inch) 턴테이블 LP판을 닦고, 얹고, 돌리면서 한껏 개폼을 잡는다. 다방 레지는 청마 유치환의 시를 줄줄 외면서 값싼 커피를 팔고, DJ에게 홀딱 반한 여자는 거의 실신 직전이다. 7080세대의 이 어색한...
가을 들녘의 벼와 과실나무는 자연의 법칙에 순응하면서 봄부터 땀흘린 농부들에게 풍성한 수확을 선물로 남겨두고 계룡산 자락의 활엽수도 단풍으로 물든 아름다운 자태를 겨울의 길목에서 한껏 뽐내고 있다. 국내외 경제의 장기침체속에 지난 9월부터 조금씩 회생할 기미를 보이던 지역경제는 최근 환율불안과 내수부진 등의 영향으로 여전히 바람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워 보인다. 정부와 지자체에서 수시로 쏟아내는 경기활성화 대책과 규제개혁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영업자와 청·장년구직자들은 정책효과에 대한 체감은 못하면서 내일은 나아질 것이라는 막연한 ...
최근 많은 사람들이 건강과 미용을 위해 다이어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물을 충분히 마신다면 몸속 노폐물을 제거하고 독소를 빼내주어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또 세계보건기구(WHO)는 "깨끗한 물은 사람의 건강을 증진시킨다"고 발표한 바 있다. 실제로 물은 각종 장기나 체내의 혈액순환을 돕기 때문에 외부의 병균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저항력이나 면역력을 증진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사람의 몸은 70%이상이 물로 이뤄져 있어 매일 2ℓ의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 매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면 몸속 건강...
매일 함께 하는 식구들 얼굴에서/ 삼시 세끼 대하는 밥상머리에 둘러앉아 /때마다 비슷한 변변찮은 반찬에서 새로이 찾아내는 맛이 있다 / 간장에 절인 깻잎 젓가락으로 집는데 / 두 장이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아/ 다시금 놓자니 눈치가 보이고/ 한 번에 먹자 하니 입 속이 먼저 짜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데/ 나머지 한 장을 떼내어 주려고/ 젓가락 몇 쌍이 한꺼번에 달려든다/ 이런 게 식구이겠거니/ 짜지도 싱겁지도 않은/ 내 식구들의 얼굴이겠거니. 유병록 님의 시 ‘식구’에는 온 식구가 밥상머리에 앉아 서로에게 관심과 배려로 하...
우리 학교 교수 몇 분들과 유적지 답사를 갔을 때의 일이다. 많이 알려지지 않은 유적지라 평소 주말엔 개방을 하지 않아서 관계자에게 미리 부탁해 입장을 하기로 하고 갔는데 문이 닫혀 있었다. 관계자가 출근을 하지 않아서 일행은 문 밖에서 서성이며 기다렸다. 일행 중 한 명이 상황을 설명하며 말했다. "관계자가 문 열어놓고 기다리다가 우리가 계속 안 오니까 그냥 갔대요." 다른 한 명이 말했다. "미리 연락을 해놓았으면 좋았을 것을." 또 다른 한 명이 저 쪽에서 걸어오며 말했다. "저 문 그냥 열고 들어가면 되잖아." 일행 중...
대전시 인구 감소세가 3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대전시가 1989년 충남도로부터 분리돼 광역시로 승격한 이후 처음이다. 인구는 도시 성장의 주요 지표로 꼽힌다. 대전은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지역경제 성장 패턴에 이미 경고등이 켜진 상태다. 대전의 역동성이 날로 떨어지는 이유다. 대전시 인구 감소는 세종시 출범, 내포 신도시 등 주변 환경변화에서 비롯된 측면이 가장 크다.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국가 프로젝트의 일환이라는 점에서 이미 예고된 변화의 상수(常數)인 것은 맞다. 도시 또한 생태적 관점에서 발전 요인을 서로 주고받으면서 동반...
전화너머로 들려오는 A의 목소리는 절규하듯 외쳤다. "나는 한국에서 살 수 밖에 없어요. 지금 내가 어떻게 본국으로 갈 수 있겠어요. 그곳에 간다 한들 살 수도 없어요. 나좀 도와주세요." 그녀는 한국에서 생활한 지 6년이 넘어가고 있었고, 곧 학교를 다닐 아이를 위해 주민등록등본에 당당히 아이의 엄마로, 한국인으로 등록되고 싶었다. 국적취득 신청을 하고 1년여 기다림 끝에 국적취득심사 면접날짜가 나왔다. 관할지역 출입국관리사무소의 국적담당자는 남편과 꼭 함께와서 면접을 보라고 했다. 남편이 오지 않으면 국적취득이 어렵다고 했...
2017년부터 문·이과 공동과목으로 입시를 치른다고 하는데 걱정이 앞선다. 이과생도 문과 수학만 하고 대학을 진학해야 한다면 이 나라의 앞날이 크게 걱정된다. 아무튼 각 나라가 수학의 대중화 및 그 수준을 높이기 위해 안달이다. 이런 관점에서 지난 9월 우리나라에서 세계 수학자 대회가 열렸다. 이날 하이라이트는 미국 스텐포드대학의 여성수학자인 마리앙 미르자카니 교수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노벨수학상에 해당하는 필즈상을 수상 받았다는 것이다. 필즈상 수상자 중 여성 수상자는 이 분이 처음이었다. 그럼 세계 최초의 여성 수학자는 누구...
현재 세계인구는 71억명에 이르고 있다. 2050년이 되면 세계인구는 96억명이 되고 식량도 현재보다 배가 필요하다고 한다. 2050년까지 필요한 육류 단백질의 양은 76%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구는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식량은 이를 따르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인류는 새로운 대체 단백질원을 찾아야 한다. 약 2000여종의 곤충이 열대지방을 포함한 세계 각처에서 식량으로 활용되고 있다. 우리가 주로 단백질 공급원으로 사육하고 있는 가축 중 소의 경우 소고기 1㎏을 얻기 위해 물 2000ℓ와 곡식 8㎏이 소요되지만 곤충 ...
좋은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난 영재가 적절한 환경적 요인을 만나지 못하면 재능은 숨어버리고 말 것이다. 영재들의 호기심과 집착력은 주위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보이고 종종 충격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그들은 획일화된 학교 교육을 접하게 되면 능력을 숨기고 평범한 학생이 되기 위해 노력하곤 한다. 상위 1~3% 사이의 아이들이 영재교육을 받던 과거와는 달리 그 범위가 확장된 오늘날에는 더 많은 영재들이 성공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타고난 유전적 요인보다는 환경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환경 중에 가장 중요한 것...
야구경기 가운데 신바람나는 광경은 돌직구로 타자를 삼진아웃시키는 당당한 투수의 모습이다. 돌직구는 타자의 의도와 무관하게 타자의 중심을 뚫고 날아간다. 타자는 온다고 느낀 순간 방망이를 힘차게 휘두르지만 공은 포수의 손에 들어가 있다. 순간 관중은 박수와 환호로 투수를 연호하며 축제를 연다. 목회자들의 모임회의 차 설악지역에 있는 콘도를 찾았다. 가을 하늘이 청명하고 가을단풍과 상쾌한 공기가 가고 오는 길에 즐거움을 더 했다. 캄보디아, 중국 길림 등 해외에서 수고하는 선교사들의 보고도 있었다. 참 고맙고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
장비 납품을 싸고 업체로부터 뒷돈을 챙긴 한국농어촌공사 전·현직 직원과 공무원 등 관계자 27명이 무더기로 구속 기소됐다. 드러난 연루 지사만 논산, 공주, 동진, 음성, 군산, 익산 등 7개이고, 자치단체는 논산, 정읍, 동두천, 부산 북구청 등 4곳이다. 지역 불문하고 관행적으로 범행이 이뤄지고 있다는 단서다. 걸핏하면 농어촌공사에서 모럴해저드의 심각성이 제기되는 원인을 근원적 따져볼 필요가 있다. 우선 범행 수법이 비열하다. 이들은 수의계약이 가능한 우수조달물품 생산업체에 공사를 발주한 뒤 뇌물을 수수했다. 중소기업 육성...
가을, 대학의 학술제가 한창이다. 정치 관련 전공학생들의 학술제 가운데에는 '모의국회'가 있다. 모의국회는 ‘공적 영역에서의 민주주의 발전’이라는 과제를 토론과 설득이라는 의회의 기능을 보여주는 일종의 훈련과 실험의 장으로서 해당 학과의 전통으로 자리잡고 있다. 지난달 초 대전대학교 정치언론홍보학과 학생들의 모의국회 주제는 '경제민주화'에 대한 것이었고, 다음주에 열리는 충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모의국회는 '의료민영화'에 관련된 것이다. 학생들이 경제민주화와 의료민영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돼...
서울 수도권지역의 전세가격 상승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반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아파트 전세가격 상승이 대전은 0.63% 세종시는 -2.67%로 하락하며 하향 안정화 추세에 있다. 최근 대전과 세종시의 아파트공급이 수요에 비해 많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충청지역에서도 충남과 충북의 전세가격은 각각 4.95%, 4.50%로 높은 상승세로 불안한 전세시장을 보이고 있다. 정부는 비록 최근 전세가격 상승세가 완만하지만 전세보다는 전월세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지난 주 10월 30일 서민 주거비 부담을...
요즘 지인들로부터 전화를 받을 때면, 여지없이 첫 인사는 “요즘 많이 바쁘시죠?”란 말이다. 지역행사에 참석해도 “바쁘신데 시간 내 주셔서 감사합니다”란 인사가 매번 꼬리에 붙는다. 사실상 제10대 충북도의회 초선의원으로 들어와 현장으로, 회의로 바쁜 일상을 보내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런 인사를 들을 때면 일부러 웃으며 “아니요 안 바쁩니다”라고 너스레를 떨곤 한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모두는 바쁘게 살면서도 그 바쁜 일상 뒤에 숨어있는 본질이 무엇인지, 내게 이익인지 손해인지도 모른 채 ‘바쁜 삶’을 지극히 일상적인 것으로 여겨...
요즘 주유소 업계는 사면초가에 몰려 있다. 아니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 해야 맞을 것이다. 주유소업계는 “대박은 바라지도 않습니다. 손해만 보지 않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하는 회원사가 많은 것이 현주소다. 지난 21일 베트남 석유수입사와 현지 주유소 사업자들로 구성된 베트남 석유협회 대표단이 한국주유소협회 중앙회를 방문했다. 베트남 석유 업계는 시장 자율화를 위한 변화를 준비하기 위해 현재 석유유통 시장이 자율화(?)된 한국의 주유소업계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방문 했다. 하지만 과연 한국의 석유유통 시장이 자율화가 맞는지 묻고 싶...
전국시대 위(衛)나라 왕실에서 왕의 총애를 받는 미자하(彌子瑕)라는 얼굴이 잘생긴 청년이 있었다. 어느날 어머니가 갑자기 병이 났다는 전갈을 받은 미자하는 급한 나머지 허락도 없이 임금의 수레를 타고 집으로 달려갔다. 당시 허락없이 임금의 수레를 타는 사람은 발뒤꿈치를 자르는 형벌이라는 중벌을 받았다. 그런데 미자하의 이야기를 들은 왕은 형벌은 커녕 오히려 그의 효심을 칭찬하고 용서했다. “실로 효자로다. 늙은 어미를 위해 그 무서운 월형도 두려워하지 않다니…” 또 한 번은 미지하가 왕과 과수원을 거닐다가 복숭아를 따서 한 입...
충청지역을 비롯한 한반도에 철새들이 몰려들고 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의 유입 원인으로 철새들이 지목되고 있는 바 우려가 크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AI가 유행했던 올해 3월 위치추적기(GPS)를 부착했던 청둥오리가 충북 진천군 미호천 일대로 돌아온 사실이 확인됐다. 또한 국내 대표적인 철새도래지인 충남 서산 천수만 일대에도 이미 15만마리의 철새가 찾아왔다고 한다.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릴 수밖에 없다. GPS를 단 청둥오리들은 중국 흑룡강성 하얼빈시 퉁허현에 3개월가량 머물렀다. 퉁허현은 9월에 AI가 발생했...
주(周)나라 강태공이 10년 동안 위수에 낚싯대를 드리웠던 이유쯤이야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는 마침내 적공(積功) 끝에 시운(時運)을 낚아 올렸고 문왕, 무왕, 성왕 3대 국왕의 국사로서 천하의 경륜을 펼칠 수 있었다. 하물며 대권이야말로 오죽할까. 유가에서는 천자(天子)의 권력에 대한 정당성의 근거로 천명(天命), 즉 하늘의 부름을 꼽았다. 요즘 정치권 안팎에서 급부상한 '반기문 대세론'을 그런 기준에서 보자. 지금까지 그의 관운(官運)은 무척 좋았다. 충청도 시골 출신인 그가 1962년 충주고 재학 시절 영어 웅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