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임상전 세종특별자치시의회 의장

현재까지 많은 나라들이 그 나라의 수도가 발전하면서 과도한 집중으로 인한 불균형 발전, 정치적인 이유 등으로 인해 행정수도를 이전한 사례가 많이 있다. 그 중 대표적으로는 미국의 워싱턴DC, 캐나다의 오타와, 브라질의 브라질리아, 호주의 캔버라 등이며, 이번에 세종시의회에서 3박 5일의 일정으로 첫 국외연수로 다녀온 말레이시아의 푸트라자야가 있다.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건설되는 세종시의 모델이기도 한 푸트라자야는 수도인 쿠알라룸푸르를 말레이시아의 경제와 금융 수도로서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1981년부터 2003년까지 말레이시아를 이끈 마하티르 총리가 집권 10년째인 1991년 '비전 2020'이라는 30년 장기계획을 발표한 후, 1995년부터 2010년까지 약 15년에 걸쳐 완공되어 행정수도 이전의 성공 사례로 꼽힌다.

세종시 건설의 주요한 목표이자 이유이기도 한 수도권의 과밀화를 해소하고 국가균형발전을 이루어 국가경쟁력을 강화하고자 한 취지와는 다소 거리가 있지만, 푸트라자야는 당시 교통 혼잡과 연방제라는 국가체제 상 지방정부의 권한이 막강해 연방정부 직할지인 쿠알라룸푸르 확장이 힘들어 정부가 행정 업무를 일괄적으로 처리해 비용을 줄이고 편의를 높일 수 있도록 행정수도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했다. 그러나, 행정수도 이전 결정 과정에서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불과 25㎞가량 떨어진 지역에 행정수도를 세운다고 했을 때 비효율적인 정책이라는 반대 여론이 많았다.

세종시도 부처간 정책 조정의 어려움, 행정부와 의회간의 의사소통 등 업무의 비효율성, 도시 공동화, 수도 이전 비용의 장기적 경제 부담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었다. 이처럼 2012년 7월 세종시 출범 전 약 10여년간 많은 위기와 논란을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건설되어지기까지 많은 어려움을 겪은 세종시는 수도권 과밀화 해소와 국가균형발전이라는 거대한 목표 달성이라는 이면 뒤에는 여느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병원, 마트 등 생활편의시설 부족 등 도시 건설 초기의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푸트라자야도 2010년 기준으로 신도시 건설이 완료되었으나, 현재 상당부분의 주거용지가 아직 미개발된 상태이고, 상업시설의 입지도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으로 공식적인 신도기 건설 완료 시기가 2010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아직 도시개발의 성숙단계에 이르기는 너무 이른 시점이기도 하다.

세종시는 2030년까지 예정지역 인구 50만 명과 읍면지역 인구 30만 명을 더한 80만명의 자족도시를 목표로 건설되고 있는데, 세종시가 국가균형발전을 선도하고 새로운 지방자치 모델이자 실질적인 행정수도로 성공적으로 건설되기 위해서는 푸트라자야와 세종시의 공통된 문제점인 정주여건 개선과 자족기능 강화는 필수적인 요소이다.

또한, 한 나라의 국가경쟁력을 나타내는 GDP 규모와 경제성장률, 무역규모 등의 경제력과 정치·외교·군사력 등을 포함하는 유형적 자원도 중요하지만, 21세기에는 국가의 매력, 문화, 신뢰 등 무형적 자원이 중요시되고 영향력이 커지는 만큼, 우리가 건설해야 할 세종시가 도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BRT, U-city사업을 통한 최첨단 지능형 스마트 시티, 스마트스쿨 등 충분한 하드 인프라와 함께 문화예술도시로의 발전을 위한 핵심 문화 인프라의 조성, 다양한 문화콘텐츠 개발과 시민의 삶의 질 향상 등 소프트 인프라 구축을 통해 도시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해야 한다.

더불어, 예정지역과 읍면지역의 개발 격차에 따른 균형발전 방안과 주민간의 갈등 해소와 화합 방안을 마련해야 진정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세계적인 명품도시로 만들어 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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