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화재단, ‘일상이 된 AI, 예술계의 과제’ 정책 세미나 개최
과도기 맞은 예술 생태계, 공공데이터 개방·저작권 등 논의 오가

21일 대전시의회에서 ‘일상이 된 AI, 예술계의 과제’를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21일 대전시의회에서 ‘일상이 된 AI, 예술계의 과제’를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김세영 기자

[충청투데이 김세영 기자] 인공지능(AI) 기술이 예술계에 던지는 구조적 변화와 이에 대한 대응책을 모색하는 논의의 장이 대전에서 열렸다.

대전문화재단은 21일 대전시의회에서 ‘일상이 된 AI, 예술계의 과제’를 주제로 한 정책세미나를 진행했다.

세미나는 이중호 대전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의원이 주재하고 송복섭 한밭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첫 발제에 나선 김윤경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문화연구본부 부연구위원은 ‘AI에 의한 예술생태계의 변화와 이슈, 그리고 도전과제’를 진단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AI는 예술 창작·유통·교육 등 전 분야에 구조적 변화를 만들고 있다. 자연스레 예술가·매개자·기획자·기술기업 간 기존 역할 구도도 흔들리고 있다”며 “생성형 AI는 창작 과정의 예측 불가능성을 키우는 동시에 결과물의 유일성을 약화한다. 다양한 정체성 혼란 속 예술 생태계는 과도기를 맞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공공데이터 개방을 활성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현재 존재하는 저작권법으로는 AI 창작물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기가 어렵다”며 “공공데이터 개방 플랫폼에서 저작권자에게 보상이 돌아가도록 국가가 나서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국공립 기관은 선제적으로 데이터를 개방하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김 부연구위원은 “AI-예술 융복합 활동을 위한 핵심 시설, 기반 조성도 병행돼야 한다”며 “예술대학은 교육을 혁신해야 한다. AI 리터러시 전면 도입으로 하이브리드 인재를 양성하고 결과 중심이 아닌 과정 중심의 지원 체계로 창의적 시도를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제에서 김제민 서울예술대학 교수는 시 생성 AI ‘시아(SIA)’를 통해 새로운 창작 구조를 형성하는 과정을 분석했다.

김 교수는 AI를 인간의 창작 능력을 대체하는 기계가 아니라 인간의 상상과 욕망, 불안을 비추는 ‘공진화적 파트너’로 규정하며, 시 데이터 학습과 스타일 토큰화, 플롯 설계와 AI 시 생성·수정 과정을 거쳐 공연 대본을 완성하는 작업 흐름을 소개했다.

마지막으로 정지우 변호사 겸 작가는 AI 시대의 핵심 저작권 쟁점을 짚었다.

정 작가는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이 저작물의 전제 조건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저작권법은 아이디어가 표현된 구체적인 작품에만 부여된다. 아이디어나 아이디어가 포함된 프롬프트에는 저작권이 없다. 인간이 AI 초벌 결과물을 수정, 편집한 부분은 저작권 인정 여지가 있다. AI가 단독 생산한 결과물은 원칙적으로 저작물이 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작물 스타일 모방 논란, 원저작물 변형 시 2차적 저작물 작성권·동일성 유지권 침해 문제, 학습 단계에서의 공정 이용 인정 여부 등을 주요 쟁점으로 제시하고 원저작물 권리 확인, 2차적 저작물 여부 판단, 공정 이용 검토, 출처 명시를 필수 절차로 꼽았다.

김세영 기자 ks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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