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천섭 서대전여고 배움터 지킴이

11월 첫주 월요일 저녁 근무를 하기 위해 오후 5시쯤 출근하여 교내 주변 낙엽 청소와 함께 학교 정문을 출입하는 하교생과 학부모 차량에 대한 교통안전지도를 하던 중 60대 가량의 아주머니가 헐레벌떡 학교를 찾아 왔다. 오늘은 초겨울 영하의 날씨로 한파주의보까지 발령된 날 이기도 하다.

학교를 찾아온 아주머니는 강아지와 함께 학교 뒷산을 산책하던 중 강아지가 아주머니 손에서 이탈하여 어디론지 가버려서 아무리 찾아도 찾을 수 없어 길 잃은 강아지를 보면 연락 좀 달라면서 협조 요청을 하러 찾아온 것이다.

나는 직감적으로 작년 11월 중순경에 할아버지가 반려견 강아지와 함께 산책을 갔다가 강아지를 잃어버렸다가 학교 순찰중에 찾아준 생각이 나서 아주머니에게 이야기 하자 작년에도 잃어버려서 학교에서 지킴이 선생님께서 찾아주셨던 사실이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 강아지와 나와 무슨 인연이 있는 것일까? 아니면 우연의 일치 일까? 생각도 해봤다.

나는 강아지 주인 아주머니에게 밤이 어두워졌으니 귀가 하시고 도마동과 내동 지구대에 길 잃은 강아지가 신고 되면 연락을 받을 수 있도록 신고를 해 놓도록 전직 경찰36년의 근무 경력 노하우를 발휘하여 주인아주머니께 안심을 시켜주었다.

강아지를 잃은 아주머니는 이틀 동안 수 회에 걸처 잃어버린 강아지를 찾아 학교 뒷산을 가족들과 함께 샅샅이 뒤졌지만 찾지를 못했다면서 학교주변에 나타나면 붙잡아 달라고 애원을 했다.

필자도 애완견을 길렀던 지난날을 생각하면서 잃어버린 강아지가 혹시 잃어버렸던 장소로 다시 되돌아 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잃어린지 2일째 되던 11월 4일 저녁 6시50경 학교 주변과 내원사 입구 쪽으로 운동 삼아 산책을 출발했다. 그런데 내원사 입구 차량 통제를 위해 만들어 놓은 철문기둥 옆에서 잃어버린 강아지를 발견했다. 작년에 길을 잃고 학교 주변에서 만나고 두 번째 주인을 잃고 나를 만나는 순간이었다. 두 번이나 주인을 잃고 또 다시 나를 만나 주인을 다시 상봉하는 드라마 같은 어둠아 깔린 밤길에서 이렇게 만나 이틀 밤을 지새웠다는 주인과의 상봉을 눈앞에 두고 있다고 생각하니 사람과 동물 사이에도 소중한 인연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니 갑자기 나의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나는 바로 잃어버린 강아지를 대리고 학교로 와서 근무일지에 적어 놓은 주인 전화번호로 전화를 했다. 주인아주머니와 주인 잃은 강아지는 이렇게 서대전여고 배움터 지킴이실 앞에서 굶주림을 뒤로 한 채 눈물로 상봉했다.

저작권자 © 충청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