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천 대전·세종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스마트폰 AI 비서, 자율주행 센서, 첨단 의료 기술 뒤에는 대중에게 생소하지만 이미 우리 삶 깊숙이 들어온 ‘초격차’ 기술이 숨어 있다.
이러한 기술들은 AI, 시스템 반도체, 바이오, 우주항공 등 10대 신산업 분야에서 ‘누가 독보적 기술우위’를 선점하는가에 국가의 미래가 달려 있다.
정부가 5년간 1,000개 이상의 딥테크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DIPS 1000+)’를 추진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지원을 넘어, 국가 경제의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이러한 국가적 과제 앞에서 ‘과학수도’ 대전의 역할은 그 어느 때보다 막중하다. 그리고 대전은 그 성과를 숫자로 증명하고 있다. 올해 ‘2025년 DIPS 1000+’ 선정 기업 197개사 중, 대전 기업은 27개사로 전국 13.7%를 차지했다. 이는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비수도권 지역 중 압도적인 1위이며, 전국적으로도 3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 선정 기업 수도 비수도권 최다 배출 지역이라는 사실은, 대전의 성과가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 강점에서 비롯됨을 보여준다.
대전의 저력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그것은 바로 수십 년간 축적된 대덕연구개발특구의 세계적 연구 인프라다. 단순한 구호가 아니다. 세계지식재산기구(WIPO)는 ‘2024년 100대 과학기술 클러스터’ 평가에서 대전의 ‘과학기술 집약도’를 세계 7위, 아시아 1위로 꼽았다. KAIST, ETRI, KAERI, KRIBB 등 대한민국 최고의 두뇌들이 쏟아내는 R&D 성과가 ‘연구소 창업’이라는 대전 특유의 DNA를 통해 딥테크 기업으로 탄생하는 곳, 그곳이 바로 대전의 핵심 정체성이다.
대전 출신 초격차 기업들의 면면은 이러한 특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KAIST 교수가 창업한 ㈜파네시아가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AI 시대 데이터센터의 핵심 기술인 CXL 반도체 IP(설계자산)를 개발해 ‘CES 2024 혁신상’을 수상하고, 160억 원 규모의 시드 투자를 유치하며 1000억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또한, 한국원자력연구원(KAERI)의 연구원 창업기업인 내일테크놀로지㈜는 ‘꿈의 신소재’ 질화붕소나노튜브(BNNT)의 양산 기술을 세계 최초 수준으로 확보했다. 이 독보적 기술력으로 소재 강국 일본의 대기업 ‘덴카(Denka)’에서 전략적 투자를 유치했으며, 2024년 DIPS 1000+에도 이름을 올렸다.
이처럼 대전은 이미 대한민국 ‘초격차’ 전략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 잡았다. 오는 11월 26일, 우리 대전세종중기청이 개최하는 ‘대전세종 초격차 기업 네트워크데이’는 이 빛나는 점들을 연결해 하나의 강력한 ‘면(面)’으로 만드는 자리가 될 것이다. ㈜로엔서지컬과 ㈜더센텍 같은 초격차 선후배 기업들이 기술을 공유하고, 동종 및 이종 업계 기업들과 교류·협력해 시너지를 내는 ‘개방형 혁신의 허브’를 만들고자 한다. 대전세종중기청은 대전의 과학기술이 ‘초격차 유니콘’으로 성장하는 전 과정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다. 앞으로 ‘과학 수도’ 대전이 이끄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기대해 달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