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충남도가 18일 천안아산역 인근에 5만석 규모의 대형 돔구장을 건설 계획을 내놨다. 앞서 충북도는 지난 6월 한화이글스가 청주구장에서 프로야구 경기를 개최하지 않기로 하자 돔구장을 짓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경기가 국민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면서 지자체들이 돔구장 건설에 적극적이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건설비용이 들어가는데다 프로구단 유치 또는 창단이라는 높은 벽을 과연 뛰어넘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충남도와 충북도의 돔구장 건설 배경을 보면 닮은 점이 꽤 있다. 충남도는 이날 대형 돔구장을 건설해 프로야구 경기뿐만 아니라 각종 국제대회, K-팝 공연 등을 유치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위치는 천안아산역 주변으로 천안과 아산을 인구 150만의 문화도시로 키우겠다는 것이다. 충남의 수부도시인 천안은 수도권과 인접한 지리적 이점을 갖고 있다. 아산시도 삼성디스플레이,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의 생산시설이 들어서는 등 기업입주가 줄을 잇고 있다.
두 도시는 충남지역에서 인구가 꾸준히 느는 지역이기도 하다. 천안시의 인구는 현재 66만3,858명, 아산시는 35만8,767명으로 합하면 102만명을 약간 웃돈다. 목표인 150만명을 달성하면 규모의 경제가 가능하다. 충북도는 민선 8기 4년 차 10대 중점 추진과제에 다목적 돔구장 건설을 넣었을 정도다. 야구는 물론 공연과 전시를 아우르는 3만석 규모의 다목적 복합시설 형태다. 김영환 지사는 지난6월 일본 출장 중 도쿄돔구장을 둘러보는 등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하고,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하는 돔구장이어야 한다. 비용대비 편익을 꼼꼼히 체크해야하는 까닭이다. 갈 길이 멀다. 수조원에 이르는 건설비용 염출이 가장 큰 난관이다. 돔구장은 유지관리비용이 엄청나다. 이런 이유로 대전시는 돔구장 건설을 구상했다 개방형으로 전환했다. 서울시가 2026년 잠실돔구장 착공에 들어가고, 인천청라돔구장이 2027년 문을 연다는 사실도 계산해야 한다. 비슷한 시기에 여러 개의 돔구장이 들어서면 공연유치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프로구단 유치내지는 창단이라는 과제가 남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신규 프로야구 구단의 연고지 보호지역 조건으로 해당 도시의 인구가 100만명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준을 두고 있다. 충남, 충북 후보지역 두 곳은 이 기준에 모자란다. 대규모 프로젝트 추진에 있어 도민 여론과 전문가들의 의견 경청이야말로 지나칠 수 없는 과정이라고 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