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오드 섭취 많은 한국서 발생률 높아
쉰 목소리·음식 삼키기 어렵다면 의심
세침흡인검사로 간단하게 외래 진료
임파선 전이될 시 방사성 요오드 치료
적절한 시기에 대처하면 대부분 완치

▲ 단국대병원 유원상 갑상선센터장이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하고 있다. 단국대병원 제공
도움말=유원상 단국대학교병원 갑상선센터장
도움말=유원상 단국대학교병원 갑상선센터장

[충청투데이 박동혁 기자] 갑상샘은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의 내분비 기관으로, 우리 몸의 대사와 에너지 균형을 조절하는 갑상샘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호르몬은 체온 유지, 심장 박동 조절, 신진대사 촉진, 성장·발달 등 전신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데, 작은 기관이지만 생리적·대사적 중요성이 매우 크다. 갑상샘암은 갑상샘 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증식해 발생하는 악성 종양으로,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갑상샘암의 진단과 치료법에 대해 단국대학교병원 유원상 갑상선센터장(내분비대사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우리나라 갑상샘암의 특징은 무엇일까.

갑상샘암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가장 높은 발생률(10만명당 74.8명)을 보인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갑상샘암이 많게는 10배 이상 높은데, 그 이유는 초음파 검진이 보편화돼 많이 발견된다는 점이 가장 크다. 또한 요오드 섭취가 많은 음식문화와도 관련 있다는 보고도 있다.

갑상샘암은 크게 유두암과 여포암으로 나눌 수 있는데, 우리나라는 서양인과 비교해 압도적으로 유두암(94%)이 훨씬 많다. 또한 서양인에 비해 가족력이 더 강하게 나타난다는 특징이 있다.


◆갑상샘암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나.

갑상샘암은 진행이 많이 된 경우를 제외하고 증상이 거의 없다. 다만, 갑작스럽게 갑상샘이 커지거나, 만져지는 혹이 발생하거나, 쉰 목소리 또는 삼키기 어려운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초음파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갑상샘암 진단에서 세침흡인검사의 역할은 무엇인가.

실제로 갑상선 결절은 매우 흔해서 검진자의 20%에서 발견된다. 대부분은 양성으로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암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결절을 이루는 세포를 꺼내 현미경으로 확인해 갑상샘암인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바로 이 과정이 세침흡인검사다.

세침흡인은 단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작은 바늘을 이용해 결절을 찌른 후 결절 내에 세포를 흡인해 채취하는 검사다. 언뜻 듣기에는 무섭게 느껴지지만 비교적 간단하고 부작용도 거의 없어 외래에서 쉽게 이뤄지는 검사다.


◆초음파 검사 후 세침흡인검사를 당일에 받는 ‘원스톱 진료’는 어떤 장점이 있나.

세침흡인검사는 항응고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만 아니면, 금식이나 마취가 필요하지 않기에 원스톱 진료는 검사 예약 과정이 생략돼 내원 후 진단과 검사가 한 번에 이뤄지므로 여러 번 방문해야 하는 환자들의 불편과 검사를 기다리는 불안한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갑상샘암의 치료 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

갑상샘암을 치료하는 방법은 크게 3가지로 이뤄지는데, 우선 수술로 암조직을 제거하고 방사성요오드치료를 추가하거나 갑상샘호르몬제 복용을 통한 호르몬 유지다.

비교적 조기에 발견해 엽절제술(한쪽만 제거한 경우)을 받은 경우는 수술만으로도 완치된다.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필요할 때는 언제인가.

갑상샘암이 진행된 상태로 진단되면 임파선 전이가 동반되는 경우가 흔하다. 수술로 갑상샘을 모두 제거하더라도 미처 제거하지 못한 갑상샘조직에서 재발하기도 하고, 알지 못하는 임파선 전이가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잔존부위 즉 재발 위험이 되거나 숨어있는 암세포를 제거해주는 치료가 방사성 요오드 치료이다.


◆수술 후 호르몬제를 평생 먹어야 하는데, 이유와 관리 방법은 무엇인가.

모든 환자가 수술 후 호르몬제를 복용하는 것은 아니다. 부분절제를 받은 환자는 일부만 약제 복용이 필요하다. 다만, 전절제를 받은 환자는 우리 몸에 꼭 필요한 갑상샘호르몬이 부족하기 때문에 평생 약물로 공급을 해줘야 한다. 갑상샘호르몬제는 반드시 공복에 복용해야 하고 복용 후 1시간 공복을 유지해야 한다. 약제를 불규칙하게 먹거나 복용법을 잘 지키지 않았을 경우 갑상샘 기능 이상으로 다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갑상샘암의 재발을 촉진시킬 수도 있다.

갑상샘암은 매우 특이한 암으로 천의 얼굴을 가지고 있다. 작은 경우 수술하지 않고 지켜봐도 가만히 멈춰있기도 하지만, 치료 적기를 놓쳤을 때는 재발도 흔하고 폐나 뼈로 전이돼 생명을 잃기도 한다.

중요한 사실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히 대처하면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너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전하며, 착한 암이라는 말만 믿고 치료를 받지 않거나 잘못된 정보를 과신하는 과오를 범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진단을 받으면 반드시 갑상샘 전문의와 상의 후 결정하기를 당부한다.


도움말=유원상 단국대학교병원 갑상선센터장
천안=박동혁 기자 factdo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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