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현 충남도의회 의장

가을이 되니 충남 곳곳에서 많은 축제가 열린다. 축제는 이제 때를 가리지 않고 1년 내내 만나볼 수 있지만, 그래도 가을은 가장 쾌적하고 야외활동에 최적화된 시기인 만큼 축제를 열기 가장 좋은 때다. 특히 농경문화와 깊게 연결된 우리 충남에 있어 수확의 계절인 가을은 가장 풍요로운 시기인 만큼 다양한 먹거리 축제가 관광객들의 관심을 받는다.

축제는 지역의 역사와 문화, 사람의 이야기가 응축된 상징으로, 때로는 그 자체가 도시의 브랜드가 된다. 세계 각국 도시들이 축제 도시를 지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스페인 ‘라 토마티나’나 일본의 ‘삿포로 눈축제’, 독일의 ‘옥토버페스트’는 각각 그 지역의 정체성을 대표하는 문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축제를 지역의 산업, 관광, 공동체와 긴밀히 연계한 결과다.

우리나라도 보령머드축제, 진주남강유등축제,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등 지역 브랜드를 세계에 각인시킨 사례들이 있다. 충남을 대표하는 글로벌 축제로 성장한 보령머드축제는 매년 수십만 명의 국내외 관광객을 끌어모은다.

‘머드’ 자원을 문화 콘텐츠로 재해석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보령이라는 도시의 브랜드를 세계에 널리 알렸다.

축제가 지역 브랜드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일회성 행사를 넘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지역의 역사, 자연, 인물, 산업 등 고유한 정체성을 발굴하고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접목해 지역의 고유한 자원으로 내세워야 한다. 지역사회가 주도하고 지자체가 뒷받침하는 협력 구조도 필요하다. 주민이 단순한 참여자가 아니라 기획자로 나설 때 축제는 진정성을 얻는다.

지자체는 이러한 주민 주도형 축제가 지속 가능하도록 제도적·행정적으로 지원하고, 지역 자원을 연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 무엇보다 축제를 통한 지역 브랜드 전략은 장기적 관점에서 추진돼야 한다.

축제의 성공은 한 해 성과로 측정되지 않는다. 꾸준한 콘텐츠 혁신과 환경친화적 운영 등이 뒷받침되어야 비로소 지역 브랜드로서의 가치가 형성된다.

최근 세계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지속 가능 축제’ 흐름처럼 우리 지역도 친환경 축제 운영을 지향하고, 지역 특성에 맞는 지속 가능한 축제 모델을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충남에 있는 천혜의 자연과 유구한 역사는 그 자체로 축제의 원천이자 브랜드 자산이다.

우리가 할 일은 이러한 자산을 어떻게 새로운 이야기로 엮고, 세계와 소통할 수 있는 축제 형태로 발전시키느냐다. 지역 문화는 곧 지역의 힘이며, 축제는 그 힘을 세상에 알리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도민의 삶 속에서 문화가 꽃피고, 그것이 세계 속에서 빛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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