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혁 중원대 드론봇군사학과 학과장
국제행사 보안 실태 전문가
숙박 크루즈 보안취약 지적

박상혁 중원대 드론봇군사학과 학과장
박상혁 중원대 드론봇군사학과 학과장

[충청투데이 김영 기자] "경계 지역에서 드론을 띄우면 크루즈 선박이 정박할 항만이 다 보입니다. 미상의 인원이 마을 주민으로 위장해서 골목골목에서 드론을 띄울 수 있는 환경입니다."

박상혁 중원대학교 드론봇 군사학과 장(㈔국제융복합연구원장)이 최근 한 언론사 뉴스룸에 출연해 APEC 세계 경제인들이 숙박할 포항 영일만신항 크루즈 선박의 드론 보안 실태를 현장에서 확인하고 개선 방안을 제시해 주목받았다.

지난달 28일 포항 영일만신항에는 APEC 행사를 위해 대형 크루즈 선박 2대가 입항했다. 이 크루즈들은 세계 각국 경제인들의 ‘해양 호텔’로 운영될 예정이다.

박 교수는 해당 언론사 취재진과 함께 현장을 직접 방문해 드론 보안 실태를 전문가적 시각에서 점검하며 "크루즈가 정박할 영일만신항에는 현재 드론을 탐지하는 장비나 신호를 방해하는 ‘재밍’ 장비가 설치돼 있지 않고, 지난 5년간 드론 대비 훈련이 실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장 취재 과정에서 항만 외부 600m 지점에서 드론을 띄워 보안 실태를 검증했다. 드론을 50m 높이로 띄우고 20m도 채 이동하지 않았는데 크루즈가 정박할 항만 내부가 조망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박 교수는 "법적으로 내부 촬영은 금지돼 있으나, 승인 불필요 구역에서 비행할 경우 통제 방법이 제한적"이라며 "서핑 성지인 이 해변은 평소에도 드론 비행이 빈번한 곳으로, 일상적 레저 활동과 잠재적 위협을 구분하기 쉽지 않은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드론은 촬영이나 레저용으로만 인식되지만, 소량의 화학물질이나 위험 물질을 운반할 수 있는 중량 탑재 능력을 갖출 수 있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사례를 들며) 드론이 주요시설 공격에 활용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국제 행사의 특성상 보안 대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박 교수는 "기동 순찰용 적외선 카메라와 전파 감지 장비를 배치하고, 실시간 감시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현장 점검을 토대로 실행가능한 보안 강화 방안을 제시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군경의 우수한 장비로 보안이 유지될 것"이라는 입장이나, 박 교수는 "크루즈 선박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한 맞춤형 드론 방어 체계가 효과적"이라고 전문가 의견을 밝혔다.

아울러 "드론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보안 위협도 진화하고 있다"며 "이번 APEC 행사를 계기로 항만 시설의 드론 보안 체계를 체계적으로 점검하고, 평시에도 정기적인 대비 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박상혁 교수는 산업통상자원부 위탁 ‘국가중요시설 대드론체계’ 과제와 국방대학교 위탁 ‘대드론체계‘ 연구를 수행했다.

괴산=김영 기자 ky5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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