市, 카드 매출 전년 말 比 0.2% 감소
전국 평균 웃도는 상가 공실률 ‘심각’
4대 분야·24개 과제 담은 대책 발표
유니버시아드 대비 경쟁력 강화 핵심
실효성 높은 정책… 지역경제 회복 도모
[충청투데이 이승동 기자] 고물가와 고금리 장기화로 소상공인들의 경영 환경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특히 임대료 상승과 인건비 부담까지 맞물리면서 자영업자들의 생존권은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 세종시의 실물경제 지표는 소상공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신한카드 매출 데이터 분석을 보면, 2025년 2분기 세종시 카드 매출은 1조 5541억원으로 전년도 말 대비 38억 원(-0.2%) 감소했다. 매출 감소는 곧바로 폐업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국세청에 따르면 세종시 내 개인사업자 폐업 수는 2021년 2만 4000명에서 지난해 2만 8000명으로 증가했다. 2023년 이후 증가세가 뚜렷하다. 세종시는 여전히 전국 평균 대비 상가 공실률이 높은 상태로, 상권의 구조적 한계도 여실히 드러난다. 중대형 상가 공실률은 26.7%로 전국 평균(13.4%)의 2배 수준이다. 집합상가 공실률도 12.3%로 전국 평균(10.5%)보다 높다.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6.5%로 전국 평균(7.5%)보다는 다소 낮지만, 체감 경기 침체와 상권 집중 문제로 인한 상가 미임대 장기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시적인 소비 위축이 아니라, 지역 내 수요-공급 불균형, 상권 과밀화, 계획도시의 성장 지체 등의 구조적인 문제를 반영한다는 분석이다. 급기야 세종시가 최근 고금리, 임대료 상승, 인건비 부담 등 복합적인 경영난에 직면한 소상공인들을 위해 대대적인 지원책을 내놨다. 그 어느때보다 공을 들인 이번 대책은 현장의 체감도를 높이고, 소상공인들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는 정책 추진에 중점을 둔 게 특징이다. 핵심 내용과 기대 효과를 들여다본다.
◆고물가·고금리 시대, 세종시 소상공인 지원 대책 전격 발표
김현기 세종시 경제산업국장은 25일 시청 정음실에서 기자 브리핑을 갖고,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전격 발표했다.
대책은 크게 △추석 명절·세종한글축제 연계 소비 촉진 △유형별 맞춤형 상권 육성 △자금 부담 완화를 위한 융자 지원 △2027년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대비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등 4대 분야, 24개 세부과제로 구성돼있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 경제 불확실성 속에서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지원대책이 핵심이다. 체감도가 높은 중단기 신규·확대 사업을 중심으로 구성됐다는 게 김 국장의 설명이다.
시는 당장 추석 명절 및 세종한글축제와 연계한 소비 촉진에 집중하기로 했다.
내달 9일까지 ‘물가안정 특별대책기간’을 운영, 추석 성수품 가격을 안정시키고 바가지요금 근절에 집중한다. 추석 전통시장 소비 촉진을 위해 온누리상품권 환급 행사도 진행한다.
특히, 내달 1~5일 세종전통시장에선 국내산 농축수산물 구매 소비자에게 구매금액의 최대 30%를 온누리상품권으로 돌려준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소비심리를 끌어올리고 명절 분위기를 살리겠다는 구상이다.
중앙부처, 민간기업과의 ‘상생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명절 선물 공동구매와 고향사랑기부 캠페인 등을 벌여 지역경제와 상생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도 힘쓴다.
세종한글축제 기간엔 축제장 방문객에게 인센티브를 확대 지급해 지역 내 소비를 자연스럽게 유도하고 관광객 증가에 따른 소상공인 매출 증대에 행정력을 집중할 계획이다.
◆ 유형별 맞춤형 상권 육성으로 지역 특성 살린 경제 활성화
소상공인들이 밀집한 지역 상권의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지원도 확대한다.
우선 나성동 ‘38포차 거리 행사’ 등 지역 축제와 상권 연계 행사를 지원해 침체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세종 밤마실 주간’을 연 5회 운영해 야간 경제 활성화를 도모, 외출객 증가로 소상공인 매출 증대를 견인한다.
또 골목형 상점가 지정을 위한 요건을 완화하고, 상인회 협력과 구역 지정 사전컨설팅을 강화해 골목상권 확대를 지원하기로 했다. 골목상권 활성화는 지역 주민의 생활 밀착형 소비를 촉진하는 한편 상권 내 경쟁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고금리 부담 덜어줄 ‘초저금리 특별자금’ 및 맞춤형 금융지원
소상공인의 경영난은 인건비 상승, 임대료 부담, 고금리와 물가 상승 등 경영 비용 증가에 따른 여건 악화로 날이갈수록 가중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자영업자의 대출 잔액은 2020년 804조원에서 2025년 1분기 기준 1067조원으로 급증했다. 같은 기간 연체율도 0.56%에서 1.88%로 치솟았다.
소상공인들이 가장 절실히 원하는 정책으로는 △자금지원(69.0%) △세제지원(57.1%) △판로지원(27.6%) △인력지원(23.5%) 등이 꼽힌다.
세종시는 고금리 대출 부담에 시달리는 영세 소상공인을 위해 내달 1일 부터 소상공인 1인당 최대 2000만원까지 융자를 지원하는 ‘초저금리 특별자금’을 도입한다. 대출 이자의 4%를 보전해 이자상환 부담도 낮춘다.
지원 대상은 연매출 1억 400만원 이하인 소상공인, 임대료 부담이 큰 공실상가 입주 영업자, 기존 고금리 대출 이용자 등이다.
프랜차이즈 가맹점주와 착한가격업소를 위한 ‘특별보증 패키지’도 신설해 최대 5000만원 보증 한도로 보증료 감면 및 맞춤형 보증 지원을 병행한다.
전통식품 제조업, 서적·운동용품 소매업 등 생활밀착 업종에 대한 집중 지원도 추진,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과 경영 안정성도 높인다.
◆ 2027 충청권 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대비 경쟁력 강화
2027년 충청권에서 열리는 U-대회를 앞두고, 숙박업소 객실 환경 개선과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지원을 통해 대회 관련 업계 매출 증대에도 나선다.
나아가 국제 행사에 대비한 응대 매너 교육과 메뉴 글로벌화 전략, 1:1 맞춤형 컨설팅 과정 신설로 소상공인의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린다.
‘세종사랑 맛집’ 50개소를 선정해 집중 홍보하고, 미식 여행 콘텐츠 개발에도 힘써 관광과 소상공인이 상생하는 모델 구축을 목표로 한다.
김현기 시 경제산업국장은 "세종지역 상가 공실률은 전국 평균보다 높은 상황이다. 상권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절실하다"면서 "활력이 돌기 시작하는 우리 지역경제에 힘을 더하고, 온기가 유지되며,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위해 소상공인 지원대책을 마련했다. 앞으로 현장의 의견을 수렴해 추가 대책을 발굴하는 등 세부 계획을 보완하고, 개선하여 실질적 효과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