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노조-교육청 협상 줄다리기
애꿎은 학생들만 피해 불편커져
[충청투데이 김지현 기자] 대전 둔산여고의 석식이 급식조리원들의 쟁의행위와 급식 질 저하 우려로 수개월째 중단된 상태다.
지역 교육계에선 수능이 50일 앞으로 다가온 만큼 학생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한 빠른 해결을 요구하고 있다.
23일 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둔산여고는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약 6개월 동안 석식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앞서 둔산여고 석식 중단 사태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대전지부(이하 학비노조)가 시교육청과의 직종교섭 결렬을 이유로 쟁의행위를 통보하며 시작됐다.
학비노조의 쟁의행위 통보 내용은 △교직원 배식대 거부 △냉면용기 사용 거부 △반찬 김치 포함 3찬까지 허용 △뼈나 사골·덩어리 고기 삶는 작업 거부 △복잡한 수제 데코레이션 거부 △튀김이나 부침기를 이용한 메뉴(전, 구이) 주 2회 초과 거부 등이다.
학비노조에선 “과도한 노동 강도와 열악한 처우 개선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정당한 교섭 요구에 시교육청이 성실히 응할 때까지 쟁의행위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학교 운영위원회는 급식조리원의 쟁위행위 통보 내용이 급식의 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하고 지난 4월 2일 석식 중단을 결정했다.
이후 갈등이 해결되지 않으면서 수능을 50일 앞둔 현재까지 석식이 재개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부모 대표들은 이달 초 열린 운영위원회에서 “쟁의행위가 계속되는 한 급식의 질 저하 우려가 해소되지 않는다”며 석식 재개는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둔산여고 관계자는 “야간자율학습을 하려면 도시락을 싸 오거나 외부에서 식사를 해결해야 해, 참여 학생 수가 많이 줄었다”며 “학생들의 불편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학교에서 진행한 급식 만족도 조사에서도 학생들의 불편함이 드러났다.
조사에 응답한 175명 중 약 47%가 ‘급식 운영 관련 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소통이 잘 된다’는 응답은 약 14%, ‘보통이다’는 응답은 약 38%로 나타났다.
급식조리원 파업으로 석식을 먹지 못하는 상황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시교육청은 조속한 사태 해결을 위해 학비노조와의 직종 교섭을 이어가고 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의 건강권과 학습권을 위해 교섭을 계속해서 진행하고 있다”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문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밝혔다.
김지현 기자 wlgusk1223k@cctoday.co.kr
